카이스트, 기억력 감퇴 원인 찾았다

"기억 형성 방해하는 ‘불필요한 시냅스’ 먹어치우는 세포 있다" 세계 최초 발견해 네이처 발표

별아교세포(흰색)가 시냅스(녹색·붉은색)를 먹어치우는 모습./카이스트 제공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뇌 연구를 통해 기억력이 떨어지는 원인을 규명했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치매 등 뇌질환의 증상을 치료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카이스트는 정원석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박형주 한국뇌연구원 박사 연구팀과 함께 ‘별아교세포’가 기억력을 유지하는 주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기억은 뇌 속의 해마라는 기관에서 주로 이뤄진다. 해마 속에서 뉴런(신경세포)을 연결하는 시냅스들이 새로 생기고 사라지는 ‘재구성’ 과정을 통해 기억이 형성·유지된다. 그간 학계는 시냅스 재구성 과정과 기억력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신경계 세포의 한 종류인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먹어치우는 역할을 한다는 걸 발견했다. 사람이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 일부 시냅스가 사라지고 다른 시냅스가 생겨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야 하지만, 사라져야 할 시냅스가 남아있을 경우 기억력이 감퇴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꾸준히 제거한다는 것이다.

별아교세포의 기능을 억제한 쥐를 관찰한 결과, 해마 속에 불필요한 시냅스가 과하게 쌓여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먹는 현상을 조절하는 방법이 치매처럼 기억력이 떨어지는 뇌질환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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