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4월 말까지 '백신 공백' 견뎌야 한다

기자 2021. 1. 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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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이 그렇게 어두울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코로나19처럼 확산이 광범위한 감염성 전염병의 경우 백신이 갖춰야 할 4가지 조건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가장 빨리 도입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르면 3월 초, 늦어도 4월 말까지는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얀센 백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백신이 두 번 접종해야 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단 접종이 시작될 경우 10월 말까지는 2회차를 마치는 것이 강력히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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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 세포분자병리학

지난 2020년이 그렇게 어두울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6만5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1000명을 넘어섰다. 앞으로 100년 이내에 바이러스로는 이런 대참사가 다시 닥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태양은 언제나 가장 어두운 새벽을 뚫고 솟아오른다. 이런 감염성 전염병에 있어 어둠을 물리치는 태양은 당연 백신이다. 전 세계가 힘을 다해 사상 유례가 없는 근 1년 만에 안전성을 어느 정도 확보하면서도 효과적인 백신을 세상에 내놨다. 백신이 쏘아 올린 희망은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올해를 꿈꾸게 한다.

코로나19처럼 확산이 광범위한 감염성 전염병의 경우 백신이 갖춰야 할 4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는 안전성, 둘째는 효과, 셋째는 충분한 물량, 넷째는 신속한 대규모 접종이다. 이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백신을 통해 달성하려는 집단면역 형성에 차질이 빚어진다.

도입할 예정인 백신은 총 5600만 명분으로 전 국민 대비 110%쯤 된다. 도입 예정 시기는 2월쯤 아스트라제네카(1000만 명분), 4월쯤 모더나(2000만 명분), 5∼6월쯤 얀센(600만 명분) 그리고 7∼8월쯤 화이자(1000만 명분)이다. 아직 종류와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코백스 퍼실리티 백신(1000만 명분)도 있다. 백신이 도입되더라도 접종은 다소 늦어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 사용승인을 위한 품목허가 서류심사(40일)와 품질을 직접 검증하는 출하승인(20일)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가장 빨리 도입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르면 3월 초, 늦어도 4월 말까지는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정이라면, 우리는 모든 종류의 백신이 다른 나라에서 적어도 3개월 이상은 접종되는 상황을 지켜볼 수 있게 된다. 게다가, 만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안전하면서도 효과가 좋을 경우, 이 백신을 더 늘려 전 국민 접종을 마치는 것도 고려해봄 직하다. 무엇보다 이 백신은 국내에서 생산되므로 추가 도입이 쉽고 2∼8도에서 운송 및 보관이 가능하므로, 독감백신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신속한 대규모 접종이 쉽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다른 백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유효기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이들 백신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접종 최우선순위는 의료진, 60대 이상 고령자, 기저질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세 이하는 안전성 및 효과에 대한 임상시험 정보가 충분치 않아 접종이 다소 유보될 가능성이 있다. 얀센 백신을 제외한 대부분의 백신이 두 번 접종해야 하는 점을 고려한다면, 일단 접종이 시작될 경우 10월 말까지는 2회차를 마치는 것이 강력히 권장된다. 확진자가 1000명 안팎을 기록한 최근처럼 날씨가 추워지면 실내 생활이 늘어 감염 확산을 막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국민이 백신 접종에 대한 수용성이 높다. 따라서 접종이 시작되기만 하면 대규모 접종이 매우 신속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는 오는 4월 말까지의 ‘동절기’다. 온 힘을 다해 이 시기를 어떻게든 견디면, 그때는 우리 앞에 백신이 와 있을 것이다. 성큼 다가온 백신, 그래서 희망을 가져 볼 수 있는 새해 2021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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