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빅테크 규제와 불균형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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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그룹 창업자이자 회장인 마윈(馬雲)이 중국 정부에 난타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알리바바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증시 주식 상장을 시도했다가 중국 금융 당국에 저지당해 수조 원의 재산 손실을 본 데 이어 자신이 제작 중인 TV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치욕을 당한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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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경 경제부 부장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이자 회장인 마윈(馬雲)이 중국 정부에 난타당하고 있다. 지난해 말 알리바바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홍콩·상하이증시 주식 상장을 시도했다가 중국 금융 당국에 저지당해 수조 원의 재산 손실을 본 데 이어 자신이 제작 중인 TV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치욕을 당한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아프리카 기업인들의 사업 구상을 심사, 최종 우승자에게 상금 150만 달러(16억3000만 원)를 주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마윈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방영된 결승전에서 돌연 알리바바 다른 임원으로 교체된 것이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금융 당국을 전당포에 비유하며 과도한 규제를 비난한 바 있다. 이에 격분한 중국 정부가 즉각 보복에 나섰고 중국 공산당의 마윈 때리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알리바바가 중국을 대표하는 빅테크(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 정보기술(IT)기업)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빅테크 규제 강화 움직임의 중국식 버전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전 세계 국가들은 기존 시장을 교란하고 각국 정부를 압박할 정도로 최근 수년간 급격히 성장한 빅테크 제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빅테크 규제 강화가 중국에선 다소 폭압적인 방식으로 나타난 것이다.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사업 역시 결제 시장을 좌우하는 알리바바, 텐센트 등 자국 빅테크를 겨냥한 측면이 있다. 미국 하원은 지난해 12월 초 페이스북 등 빅테크 시장 지배력 남용을 우려하고 이들에 대한 강력한 제재 필요성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지난 1일 미국 상원에서 재의결된 2021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서도 논란의 핵심은 빅테크 규제 문제였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12월 빅테크가 EU의 경쟁 관련 규제를 위반하면 매출의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물어야 한다는 디지털시장법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에선 빅테크 문제가 주로 금융권을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다. 한국판 빅테크라고 할 수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이 금융을 주요 신성장 동력으로 정한 뒤 다양한 형태로 금융권 진출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와 같은 성공 사례도 만들었다. 그동안 금융 당국에서 취한 일련의 정책을 보면 다른 나라와 달리 오히려 빅테크에 좀 더 많은 혜택을 준 게 사실이다. 금융 당국도 할 말은 있다. 정체된 금융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신규 참여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금융 당국 말마따나 빅테크의 공격적인 침투로 ‘그들만의 리그’였던 금융권 체질이 크게 바뀐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이제 페이버는 그만 접어도 될 듯싶다. 마이데이터 사업에서의 비대칭적인 정보 제공, 카드회사 역차별 등 기존 금융권의 규제 불균형 해소 주장을 기득권자들의 볼멘소리로 치부할 수 있는 단계는 훨씬 넘어섰기 때문이다. 운용의 묘를 살리되 동일 서비스·동일 규제 원칙을 고수하는 길이 최선의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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