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신고 의사 "마지막으로 본 정인이, 축 늘어져 체념한듯한 표정"
- 작년 9월 23일, 아동학대 의심 직접 신고
- 쇄골 골절, 구강 상처 등 심각한 학대 의심
- 경찰, 최초 출동은 빨랐으나 이후 피드백 없어
- 아동학대 신고 기관에 대한 피드백 강화해야
- 정인이 정밀검사 했다면 학대 발견했을 것
- 아동학대, 1%의 가능성 있어도 조치 취해야 아동학대>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아동학대 신고한 소아과 전문의
☏ 진행자 > 입양 후 양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다가 16개월의 짧은 생을 마감한 정인이 사건,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있는데요. 특히 총 세 번의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있었는데도 경찰과 당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정인이 진찰하고 경찰에 직접 아동학대 신고를 했던 소아과 전문의를 모시고 당시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되는 점 애청자 여러분들의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소아과 전문의 > 네.
☏ 진행자 > 안녕하세요?
☏ 소아과 전문의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지난 9월 23일에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직접하셨던 당사자라고 들었거든요. 일단 궁금한 게 정인이를 그동안 계속 봐오셨던 거예요?
☏ 소아과 전문의 > 정인이는 제가 아주 자주 진료를 했던 아이는 아니고 2020년 1월 말쯤부터 9월 23일 신고 당일까지 예방접종 포함해서 8, 9번 정도 진료했던 환자였습니다.
☏ 진행자 > 그랬군요. 작년 9월 23일이라고 하면 정인이가 숨지기 20일 전인데요. 그때 병원에 왔을 때 상태가 어땠어요?
☏ 소아과 전문의 > 9월 23일 날 어린이집 원장님께서 오랜 만에 등원을 한 정인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보인다고 하시면서 저희 병원에 데리고 오셨고요. 저도 그때가 두 달 정도만에 정인이를 본 상황이었는 데 두 달 전과 비교해서 너무 차이나게 영양상태나 정신상태가 정말 불량해보였고 진찰 소견상 어떤 급성 질환으로 인한 일시적 늘어짐이나 이런 게 아닌 걸로 판단됐었고요. 또 입안에 난 상처도 있었고 해서 사실 그 이전에 5월에 얘가 1차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아동학대 신고를 하셨을 때 허벅지 안쪽에 멍자국에 대한 그 아동학대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때 경찰 분들하고 아동보호기관, 그리고 부모님하고 같이 저희 병원에 갑자기 오신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제 6월 경에는 또 그 정인이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오신 적 있는데 왼쪽 쇄골 부위가 부어 있는 것 때문에 한번 오신적 있었고요. 쇄골 골절이 의심되니까 엑스레이를 찍어서 확인해야겠다는 말씀을 드린 적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이후에 7월 쯤 예방접종하러 저희 병원에 엄마가 데리고 오셨는데 접종 전에 진찰하게 되는데 구강 내에 어떻게 설명하기 힘든 깊고 큰 상처가 있어서.
☏ 진행자 > 어느 부위요?
☏ 소아과 전문의 > 입안에 구강 내에. 엄마한테 직접 보여드리면서 어떻게 된 건지 또 그동안 먹는 데는 문제가 없었는지 여쭤봤는데 잘 모르시겠다고 대답을 하셔서 혹시 모르니까 어린이집에서 다치진 않았는지 확인해보시라는 얘기까지도 한적이 있었거든요. 이런 진료 내용이 있었던 차에 9월 23일 날 정인이 모습을 보니까 퍼즐이 맞춰지는 것처럼 심각한 아동학대구나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어요. 그래서 신고를 하게 됐었습니다.
☏ 진행자 > 경찰이 초동 대응이 어땠어요?
☏ 소아과 전문의 > 제가 신고 하고 나서 경찰 분들은 상당히 빨리 저희 병원에 출동하셨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신고하고 1시간 내로 기억하는데 네 다섯 분 경찰 분들이 오셨는데 좀전에 말씀드렸던 그동안 과정을 정인이에 대한 과정을 자세하게 말씀드렸고요. 제 나름대로 상당히 강하게 말씀을 드렸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경찰 분들도 잘 들으시고 바로 아동보호기관 담당자들하고 정인이 부모님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하시고 가셨었어요.
☏ 진행자 > 그 뒤에 어떻게 됐는지 들으신 바가 없고요.
☏ 소아과 전문의 > 네, 연락을 저한테 꼭 줘야 되는 의무사항은 아니긴 하기 때문에 그런데 연락은 없었어요. 저는 어떤 조치가 취해졌으리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죠.
☏ 진행자 > 5월이죠. 어린이집에서 1차 신고를 했을 때 그때도 선생님께 어린이집 관계자가 의견을 구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때 경찰관이 뼈가 부러지거나 어디가 찢어지지 않는 이상 아동학대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이런 말을 했다고 하던데 맞아요?
☏ 소아과 전문의 > 그건 제가 직접 들은 얘기는 아니고요. 1차 때 5월 달에 저희 병원에서 오셨던 건 멍자국 때문에 아동학대 가능성이 있느냐 확인하기 위해서 다 같이 오셨었거든요.
☏ 진행자 > 허벅지 안쪽 멍 말씀하시는 거죠.
☏ 소아과 전문의 > 아까 말씀주셨던 그런 내용은 말씀하시진 않았었습니다.
☏ 진행자 > 이 멍이 어떻게 해서 생긴 건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런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 소아과 전문의 > 네.
☏ 진행자 > 백번 양보해서 5월에는 그랬다고 해도 9월 상황은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는 것 아니었습니까?
☏ 소아과 전문의 > 그러게요. 세 번이나 아동학대 신고가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설사 그게 조사 과정에서 법적인 뚜렷한 물증이 없었다고 해도 어떤 방식으로든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어야 한다고 생각이 되거든요. 저도. 아동학대는 사실 아닐 가능성이 99% 라고 하더라도 사실일 가능성 1%에 더 무게를 두고 접근해야 하는 그런 사항인 것 같고요. 그런 이유가 있어서 사실 아동학대는 의심만 들어도 신고하도록 의무화 한 것이거든요.
☏ 진행자 > 조금 전에 선생님께서 쇄골 부위가 부어 있으면 그것을 보고 엑스레이를 찍을 필요가 있다는 말씀하신적 있다고 하셨잖아요. 병원에는 엑스레이 촬영기기가 없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 소아과 전문의 > 바로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라고 말씀을 드렸고 실제 한 그 이후에 저희 병원 내원했을 때 팔자붕대를 가슴에 어깨에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서야 제가 그때 엑스레이 찍고 쇄골 골절 진단 돼서 치료하고 계시군요 라는 말까지 했어요.
☏ 진행자 > 질문드리고 싶은 부분이 소아과에서 어떤 의료장비라고 하는 것이 한정돼 있다 보니까 정밀진단이 필요한 거잖아요. 사실. 그러면 당장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들어갔다면 경찰이 격리조치하고 큰 병원으로 가서 정밀진단을 받게 한다든지 이런 조치가 뒤따라야 되는 것 아니었나요.
☏ 소아과 전문의 > 당연히 그래야 되겠죠. 만일에 9월 또는 5월에 어떤 정밀검사가 이뤄졌다면 나중에 부검 소견에서 나타났던 여러 가지 골절이 그때 쇄골 골절 뿐만 아니라 여러 군데서 발견이 됐다고 나중에 들었는데 그런 것들도 미리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고 좀 더 강하게 아동학대에 대한 증빙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 진행자 > 이게 그런데 아무튼 9월에 정인이 볼 때 정인이가 고통을 호소한다든지 이런 게 있었나요?
☏ 소아과 전문의 > 그 아이는 9월 달에 너무 정신 상태는 늘어져 있었지만 이런 얘기가 15개월 아기한테 맞을지 모르겠지만 너무 체념한듯한 그런 표정이었었고요.
☏ 진행자 > 아이가요.
☏ 소아과 전문의 > 원장님 품에 축 늘어져서 안겨 있었는데 제가 오랫동안 아이들을 많이 봐 온 경험을 비춰봤을 때 뭐라고 얘기해야 되나, 하여튼 어른들로 치면 자포자기랄까 아이한테 그런 얘기를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 진행자 > 정인이 데리고 온 분이 어린이집 선생님이시잖아요.
☏ 소아과 전문의 > 원장님이 데리고 오셨었죠.
☏ 진행자 > 원장님께서는 특별히 하신 말씀 있었나요? 그때.
☏ 소아과 전문의 > 원장님께서도 정인이를 그때 한두달 안 보다가 그날 처음으로 보셨다고 하셨고요. 그 전에 보셨을 때 제가 느꼈던 것처럼 전에 봤을 때 정인이 모습과 한두달 사이에 너무 큰 잘 걷지도 못하고 15개월 짜리 아기들이 가만 안 있잖아요. 축 늘어져서 걷지도 못하고 영양 상태는 너무 불량하고 그런 것들이 너무 이상해서 데리고 오신 거죠. 갑자기 몸 안에, 그런 걸 확인하기 위해서 데리고 오셨던 것 같아요.
☏ 진행자 > 양부모가 데리고 온적도 있다고 말씀해주셨잖아요. 양부모들이 태도나 특별히 한 말 이런 게 있습니까?
☏ 소아과 전문의 > 태도에 있어선 제가 참. 저도 전혀 제가 아동학대를 하실 분처럼 보이진 않았었습니다.
☏ 진행자 > 그때 병원에 데려왔을 때.
☏ 소아과 전문의 > 네.
☏ 진행자 > 다 지나고 나서 쓸데 없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때 당국이 제대로 조치만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강하게 남는 건데요. 그래서 한번 여쭤보고 싶은데 아동보호기관이든 병원에서든 아동학대 의심신고 하잖아요. 이후에 뭐가 단절되고 있다는 이야기 아니지만 어요?
☏ 소아과 전문의 > 그렇죠. 그게 좀 문제인 것 같아요.
☏ 진행자 > 어떻게 보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 소아과 전문의 > 신고한 기관한테 만큼은 의심스러운 상황이 있었을 때 신고를 했기 때문에 신고한 기관한테 만큼은 인행 과정의 피드백이 와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그게 좀 적절치 않다면 기관에서 또다시 한번 어필할 수 있는 것이고 하니까 이중 보호막이 될 수 있는 거잖아요.
☏ 진행자 > 당국의 대처 말고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된다 이런 점이 혹시 있을까요? 선생님이 느끼시기에.
☏ 소아과 전문의 > 제도적이라기보다도 일단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어른들이 과연 아동학대라는 게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다시 재고해봐야 될 것 같고 인식의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어른들의 어떤 사실 분노한 감정이나 이런 게 표현이 서툴고 저항이 어려운 아이들한테 그대로 전가가 되는 일도 너무 많고 또 도를 넘는 심각한 체벌인데도 불구하고 아이를 위한 교육방법이다 라고 생각하고 학대가 아니라고 잘못 생각하는 어른들도 많은 것 같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또 아이를 낳으면 바로 완벽한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는 또 아이를 양육하고 훈육하는 방법이나 또 어른들 스스로 감정 컨트롤 하는 방법, 더 나아가서 인성발달을 위해서 책을 통해서든 또 매스컴을 통해서든 전문가들 통해서든 직접 배워나가는 노력이 정말 필요할 것 같고요. 이를 위해서 방송사들 이런 유튜브, 공영방송이든 시간과 화면을 할애를 해서 캠페인도 하시고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주셨으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저희도 새겨듣도록 하겠고요. 오늘 어려운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 소아과 전문의 > 수고 하세요.
☏ 진행자 > 지금까지 정인이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했던 분이죠. 소아과 전문의 모시고 인터뷰 진행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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