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두번에 12만원→ 51만원..2030 "스니커테크 '따상'보다 낫다"

김승한 2021. 1. 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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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크림 홈페이지 캡처]
# 서울 송파에 사는 K씨는 연말 갑작스런 문자를 받았다. 나이키의 한정판 스니커에 당첨됐다는 것이다. 함께 점심을 같이하던 신발광 동료의 추천에 재미삼아 신청했던 것이 당첨된 것이었다. K씨가 당첨된 스니커즈의 정가는 12만원 수준이다. K씨는 "이미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선 50만원 가량에 팔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클릭 두번으로 40만원을 번 셈"이라고 설명했다.

# 부천에 사는 김모씨(34)는 주위 사람 누구나 아는 '신발광'이다. 나이키의 에어맥스 30여족을 포함해 그가 가진 신발을 모두 합치면 100족은 거뜬히 넘는다. 간간히 판매도 한다는 그는 수입도 꽤 짭짤하다. 최근 10만원 초반에 정가로 산 한정판 신발을 60만원에 팔았다. 5배가 넘는 시세차익이다.

'스니커테크'가 인기다. '스니커즈'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한정판 스니커즈를 되팔아 시세차익을 노리는 재테크의 일종이다. 웬만한 주식투자보다 낫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심을 갖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 한정판 스니커즈 "가격이 얼마든 사겠다"

스니커즈는 확실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만큼 리셀러들이 더 몰린다. 스니커즈 마니아 사이에선 한정판 운동화의 가치 상승을 목적으로 일종의 상장 주식처럼 거래된다. 단순 취미로 모았다가 되파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기있는 이유도 간단하다. 유명 연예인 혹은 명품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제품으로 한정판 매물이라는 점에서 높은 수요가 존재한다. 이는 곧 희소성으로 직결되며 처음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된다.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매할 수요자가 있으니 시장은 유지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프랑스 명품 패션브랜드 디올과 나이키의 역대급 협업으로 내놓은 200만원짜리 '에어조던 디올'은 출시 전 6000만원까지 뛰었다. 지금은 1200만~1400만원 정도에 거래되지만 정가를 고려하면 최대 7배 이상 오른 셈이다.

비슷한 거래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관련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코웬앤드컴퍼니 통계에 따르면 세계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2019년 약 20억 달러(약 2.2조원)에서 2025년 60억 달러(약 6.5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서 지난해 상반기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된 품목이 스니커즈였을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다. 번개장터의 작년 상반기 스니커즈 총 거래액은 410억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수준이다.

◆ KT·네이버까지 뛰어든 리셀

스니커즈 리셀 시장이 커지며 기업들도 이 시장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해외와 달리 한국은 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의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인 스톡엑스는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창업 3년 만에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으며 유니콘에 등극했다. 중국에서도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점유율 1위 기업인 두앱은 작년 상반기에만 34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무신사, 롯데쇼핑, KT 등이 리셀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한 오프라인 중고마켓 운영자는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개인의 영역이 아닌 기업들도 뛰어드는 등 미친 듯이 성장하고 있다"며 "이제 스니커즈 시장은 단순 마니아 중심으로 제품을 구하던 한정된 패션 마켓을 벗어나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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