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 김성수, 죽은 전처 빙의에 오열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2021. 1. 5. 08: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 김성수, 죽은 전처 영혼 떠나보내며 오열

유튜브 ‘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


쿨의 김성수가 무당에 실린 전처의 영혼을 만나고 오열했다.

김성수는 4일 유튜브채널 ‘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에 출연해 불의의 사고로 사망 후 저승에 가지 못하고 자신과 딸의 곁을 맴도는 전처의 영혼을 보내기 위해 천도재(薦度齋)를 지내는 모습을 공개했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딸 혜빈이가 밤마다 악몽을 꾸고 가위에 눌리자 굿을 통해 아내의 넋을 기리기로 결심했다.

2012년 김성수의 전 처 강씨는 묻지마 살인의 피해자가 됐다. 강씨는 룰라 출신 채리나와 함께 강남의 한 클럽에서 술을 마시다 옆 테이블과 시비가 붙었는데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칼에 찔려 사망했다. 김성수는 2010년 이미 이혼한 상태였으나 당시 6살인 딸 혜빈이를 대신해 상주로서 전 처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이는 연예뉴스는 물론 사회 뉴스에도 도배가 됐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가 큰 인기를 끄는 등 90년대 스타들이 컴백해 큰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김성수는 방송 어디에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김성수가 속한 쿨은 공식 집계 앨범판매 632만장, 90년대 최고의 댄스그룹으로 유명하다. 게다가 김성수는 ‘아재개그’의 원조로 버라이어티쇼에서 환영 받는 출연자였다. 그럼에도 방송에 출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뭘까?



유튜브 ‘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


김성수는 “그런 사건이 있었는데 방송에 나가서 웃고 떠들고 하면 ‘정신 나간 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니까. 그래서 예능이나 방송 쪽 일을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이 된 딸 혜빈이를 홀로 키우고 있다. 이 모습은 KBS2 예능프로그램 ‘살림하는 남자들2’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방송에 출연하면 항상 전 처 사망 사건이 언급됐고, 이는 사춘기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김성수는 “새 프로그램 섭외가 들어오면 그 사건부터 물어보니까 응하기 힘들었다. ‘살림남’에서도 함께 활동했던 멤버이자 전 처의 친구인 유리가 혜빈이게 엄마에 대해 얘기하는 모습이 방송됐었다. 그 모습에 감성팔이다 사연팔이다 하는 댓글에 상처를 받았고, 무엇보다 딸이 그런 기사와 댓글을 보는 것이 싫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그가 유튜브 방송에, 그것도 무당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이유가 있었다. 바로 딸이 밤마다 악몽을 꾸고 있다는 것.

홍석천과 함께 프로그램의 MC를 맡고 있는 남치마와 인월당은 논현·강남, 광주·분당에서 유명한 무당이다. 방송에서 김성수와 함께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혜빈 엄마의 넋이 실린 이들은 그녀가 미안해한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무당 남치마는 “성수 씨 미안해, 혜빈이한테도 미안해, 그리고 되게 외로웠대, 생전에”라고 말했다. 무당 인월당은 “굉장히 화사했던 분으로 보인다. 예쁜 것 좋아하고 화사하고. 그분한텐 성수씨와 헤어진게 충격이었다. 그 공허함을 다른 것으로 채우려고 밖에 나가서 술자리도 자주 갖고 그러다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


두 사람은 “이미 이혼한 상태에서 사고를 당했지만 딸이라는 연결 고리가 있기 때문에 평생 끊을 수 없는 연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월당은 또 “아이 엄마가 아이를 괴롭히려고 하는 게 아니라 너무 그리워하는 거다. 그런데 죽은 사람은 가시손이라고 해서 산 사람을 만지면 해가 된다. 자꾸 곁을 맴도니까 아이가 악몽을 꿀 수도 있고, 가위에 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는 이에 이혼한 전처의 천도재(薦度齋)를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천도재는 비명횡사(非命橫死 )로 안 좋게 세상을 떠난 영혼을 무당이 길을 열어 좋은 곳으로 보내주는 불교의식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49재다. 김성수는 “굿을 해서 혜빈이의 악몽을 쫓을 수 있다면 백 번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인월당 무당은 진오기굿을 준비했다. 억울하게 죽은 망자나 조상의 영혼을 달래고 이승의 한을 풀어 주어 저승으로 편하게 갈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굿으로 바리데기 전설을 모티프로 한다. 인월당 무당에게 강씨의 넋이 실리자 무당은 울기부터 했다.

인월당 무당은 “오빠 그때 사정 안 좋은 거 알았는데 혜빈이 놓고 그 날 내가 나가지만 않았어도… 나 아파”라면서 “오빠가 잘됐으면 우리 안 헤어졌을까? 혜빈이 내가 키울 수 있었을까? 나 이렇게 안 죽었을까? 너무 억울해”라고 물했다. 그는 또 “못 가겠다 오빠. 나 우리 아기 두고 못 가겠다”라며 울었다. 강씨 생전 목소리, 말투와 똑같은 인월당 무당의 모습에 김성수는 오열했다.

유튜브 ‘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


굿의 하이라이트 베가르기에서 무당은 갑자기 멈춰서 울음을 터뜨렸다. 베가르기는 혼령을 싣고 하늘로 가는 배를 끌어 안고 무당이 직접 몸으로 무명필과 베필을 찢어가며 저승길을 밝게 헤쳐주는 행동이다. 이에 김성수는 “걱정하지마, 오빠가 두 배로 정성스럽게 잘 키울게”라고 말했고 그 약속을 들은 영혼은 거짓말처럼 길을 떠났다.

김성수는 “‘아 이걸 어떻게 하지’ 하며 떨고 왔었는데 천도재 다 끝나고 나니까 가슴속 응어리 있었던 게 뻥 뚫렸다. 시원한 마음이 든다. 이제 방송 나가서도 당당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기운을 갖고 가는 것 같아 너무 좋다. 이 방송을 끝으로 다시는 그 사건이 언급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성수는 또 제작진을 통해 “혜빈이가 더 이상 악몽을 꾸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은 이태원의 전설 홍석천이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을 접고 방송인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내놓은 이색 무당 버라이어티쇼다. 월요일 오후 11시 ‘리빙TV’, 유튜브 채널 ‘베짱이엔터테인먼트’에서 동시 공개된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