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되나요] 홍진영에 설민석까지..논문 표절에 발목 잡힌 셀럽들

김지선 2021. 1.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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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특유의 입담으로 예능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하던 한국사 스타 강사 설민석씨.

역사 왜곡 논란에 이어 논문 표절 의혹에 휘말려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습니다.

문제가 된 것은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 논문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2010)

지난 2008년 서강대 교육대학원생이 쓴 논문과 50% 이상 같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데요.

설씨는 "논문을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했음을 인정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연세대 측은 대학원위원회를 꾸려 설씨의 학위 수여 취소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박사 가수'로 알려졌던 홍진영씨 역시 지난 2009년 제출한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이 표절로 최종 결론 났는데요.

처음 의혹이 나오자 당시 관례였다고 우기던 홍씨는 뒤늦게 공식 사과하고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때늦은 뒤.

조선대가 그의 석·박사 학위 취소를 위한 행정 절차에 들어간 만큼 같은 대학에서 받은 박사 학위도 취소될 공산이 큰데요.

두 사람 모두 대중의 신뢰를 잃게 되면서 앞으로 활동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거지는 유명인들의 논문 표절 논란.

10년 전 쓰인 학위 논문이 새삼 이슈가 되는 데는 '카피킬러' 등 표절 심의 사이트가 보편화된 것이 한몫했는데요.

누구나 손쉽게 논문 표절 검사를 할 수 있게 되면서 감춰져 있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설명입니다.

이들의 표절 의혹을 처음 제기한 디스패치와 국민일보 역시 각각 카피킬러를 통해 표절률을 계산, 설씨의 경우 52%, 홍씨는 74% 다른 논문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는데요.

대학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표절률 20% 미만을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전과 비교해 표절을 판단하는 기준이 까다로워졌고 연구자 본인의 경각심도 커졌다지만 논문 표절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단 석·박사 학위 논문뿐 아니라 대학가 전체에 표절 문화가 만연해있다는 지적입니다.

지난 2015년부터 최근 5년간 전국 대학에서 열린 연구윤리위원회 중 31%가 논문 표절 때문에 개최됐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인데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특히 유명인 등 정통 학자의 길을 걷지 않는 학생에게는 논문 완성도에 대한 잣대가 비교적 관대하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부실한 논문을 통과시킨 지도 교수와 심사위원, 대학도 학문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요.

심지어 홍씨 소속사가 표절을 부인하는 근거로 당시 심사를 맡았던 교수의 발언을 가져와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죠.

이일호 연세대 연구교수는 "사회생활을 하다 왔거나 직업을 따로 가진 학생의 경우 교수들이 좀 느슨하게 봐주는 경향이 있다"며 "논문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미처 몰랐던 것 같다"고 짚었는데요.

논문 표절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심사 시 사전 검증을 정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인데요.

이일호 교수는 "카피킬러 같은 프로그램이 한계가 있다 해도 학과나 심사위원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한번 돌려보는 것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연구자가 일부러 베끼려고 작정하지 않았더라도 논문의 인용과 표절은 종이 한 장 차이.

특히 처음 논문을 쓰는 석사 과정생을 대상으로 출처 표기법 등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김해도 한국연구재단 연구윤리지원센터장은 "남의 성과를 갖다 쓸 때 적절하게 공적을 인정해줬느냐가 카피킬러 표절률만큼 중요하다"며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수를 많이 하는데,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교육할 사람이 대학에 많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비판도 제기됩니다.

대학에서 논문 표절 문제를 다루는 연구윤리위를 열어도 실제 징계로 이어진 사례는 많지 않았는데요.

일단 표절을 한 학자는 학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연구윤리정보센터장을 맡은 이인재 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는 "표절을 하면 살아남을 수 없고 연구자로서의 생명도 끝난다고 인식할 수 있도록 제재를 엄격하게 해야 하고, 학계 문화도 정립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밤낮으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동료의 사기를 꺾고 해당 대학의 명예도 실추시키는 논문 표절 사태.

'학위 장사'에 몰두한 학교와 석·박사 간판이 먼저인 학생들의 합작품은 아닌지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김지선 기자 박서준 인턴기자 최지항

sunny1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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