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0시의 이별'이 금지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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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호의 1971년 노래 '0시의 이별'은 발표하자마자 금지곡이 됐다.
이별이야 하든 말든 자유지만, 자정 전에 했어야 했다.
그 야간 통행금지가, 경기 강원 휴전선 접경지역과 해안 철책선 지역을 제외하고, 1982년 1월 5일 자정을 기점으로 폐지됐다.
조선 경국대전에는 "궁성문은 초저녁에 닫고 해 뜰 때 열며, 도성문은 인정(人定,, 밤 10시)에 닫고 파루(罷漏, 새벽 4시)에 연다"는 기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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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온불이 쓸쓸하게 꺼져가는 삼거리/ 이별 앞에 너와 나는/ 한없이 울었다/ 추억만 남겨놓은 젊은 날의 불장난/ 원점으로 돌아가는 0시처럼/ 사랑아 안녕"
가수 배호의 1971년 노래 '0시의 이별'은 발표하자마자 금지곡이 됐다. 이별이야 하든 말든 자유지만, 자정 전에 했어야 했다. 야간 통행금지 위반이었다.
그 야간 통행금지가, 경기 강원 휴전선 접경지역과 해안 철책선 지역을 제외하고, 1982년 1월 5일 자정을 기점으로 폐지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가 확정(1981. 9.30)된 덕이었다.
야간 통행금지는 1945년 9월 미군정청 포고1호로 시작됐다. 초기 통금 시간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였지만 점차 단축돼 폐지될 무렵에는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였다. 그 시간에 나다니다 적발되면 구치소에 갇혔다가 즉결심판에 넘겨져 벌금이나 구류 처분을 받았다. 국제 항공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착륙 시간도 통금에 맞춰 조정됐고, 이륙이나 운항이 지연돼 착륙이 불가능해지면 일본이나 대만 홍콩 등지로 회항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안보와 치안이 목적이어서, 내룩인 충북과 최남단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은 1964, 1965년도에 먼저 해제됐고, 올림픽이 열린 해인 1988년 1월부터는 전 지역 통금이 해제됐다.
야간 통금은 전근대 대다수 국가들이 실시하던 제도였다. 조선 경국대전에는 "궁성문은 초저녁에 닫고 해 뜰 때 열며, 도성문은 인정(人定,, 밤 10시)에 닫고 파루(罷漏, 새벽 4시)에 연다"는 기록이 있다. 이채로운 건 유교적 '내외법(內外法)'이란 게 있어, 낮 시간 외출을 삼가야 했던 여성의 경우 남자들의 나들이가 멎는 밤 시간대에 불가피한 용무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됐다.
지금도 유사시, 예컨대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잠수정 좌초) 사건 등이 있을 때 국지적으로 야간 통금이 시행되곤 한다. 영국 미국 등 일부 국가는 지역에 따라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아동 미성년자의 야간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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