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비트코인 부활
가상 화폐의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의 기세가 새해 들어 더 거세지고 있다. 3일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3만400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2만달러 돌파 후 보름 만에 3만달러를 돌파했다. 전체 발행 물량 2100만개 중 88%가 채굴돼 유통되는데도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의 시가총액(6689억달러)과 비슷한 규모가 됐다. 2017년 한때 2만달러 가까이 치솟다 1년 만에 3200달러까지 주저앉았던 비트코인의 화려한 부활이다.
▶이번엔 과거와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로나 이후 미국의 무제한 달러 풀기로 달러 약세가 ‘디지털 골드’인 가상 화폐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는 점,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점, 세계 3억 5000만명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팔이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채택한 점 등이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미국의 유명 자산운용사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어 금융 당국에 승인을 요청했다. 낙관론 쪽에 선 씨티은행은 연내에 비트코인 가격이 31만8000달러까지 오른다는 전망을 내놨다.
▶가상 화폐 부활엔 중국 정부가 일조하고 있다. 2017년 중국 정부는 가상 화폐 거래소 폐쇄, 비트코인 채굴 금지 등의 과격한 조치로 투자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렇게 민간 가상 화폐를 죽였던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관영 ‘디지털 위안화’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미국 달러에 대적하려는 것이다. 디지털 화폐를 앞세운 중국의 금융 패권 도전이 가상 화폐의 성장성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중론이 사라진 건 아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화폐도, 가치 저장 수단도 아니며 그냥 투기 자산일 뿐”이라면서 “가격 거품이 곧 빠질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해킹된 적이 없는 블록체인 기반의 비트코인 방어벽은 차원이 다른 계산 속도를 가진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는 순간 무너진다는 주장도 있다.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이 지나치다는 견해가 다수이지만 세상 일은 알 수 없다.
▶달러 지킴이인 미 재무부의 대응도 복병이 될 수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국제 금값이 사상 최초로 1온스당 2000달러선을 돌파하자 금 선물거래 보증금을 2~3배 올리는 방법으로 금값 상승을 막았었다. 이번엔 비트코인을 겨냥해 1만달러 이상 가상 화폐 거래 땐 거래 내역, 거래인 정보를 금융 당국에 보고토록 의무화하는 등의 규제 카드를 검토 중이다. 달러의 패권적 지위를 위협하는 것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비트코인 논쟁까지 다시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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