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천차만별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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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는 범국민적 오락이다." 언론학자 강준만이 몇 해 전 한 칼럼을 통해 밝힌 여론조사에 대한 냉소적 정의다.
쏠림·편승 경향이 심한 우리나라 정치문화의 특성상 여론조사가 여론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기 어렵고 흥미만 자극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여론조사 이외에는 여론 동향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여론조사 결과는 정답이 될 수 없으며 여론 추이를 살피는 참고자료 정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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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여론조사에 따라 정치판이 요동치는 나라도 없다. 2002년 대선 직전 여론조사로 성사된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이후 당내 경선에도 여론조사가 폭넓게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정확성과 신뢰도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여론조사 무용론’을 넘어 ‘여론조사 망국론’까지 등장하는 게 우리 현실이다.
새해를 맞아 여론조사업체의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검찰총장의 ‘3강’ 체제는 뚜렷하지만 조사업체에 따라 선두가 제각각이다. 지난 1∼2일 조사해 3일 발표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윤 총장이 30.4%로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리서치의 지난해 12월27∼29일 조사에선 윤 총장이 13.8%로 3위에 그쳤다. 이처럼 12월27일∼1월2일 실시된 10개의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는 7개, 윤 총장은 3개 조사에서 1위에 올랐다.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가 제각각인 것은 조사방식 차이에 기인한다. 이 지사가 선두인 7개 여론조사는 전화면접 방식이고, 윤 총장이 1위인 3개 조사는 자동응답(ARS) 방식이다. 여기에 표본추출과 응답률이라는 변수까지 집어넣으면 여론조사는 더 천차만별이 된다. 들쑥날쑥한 결과는 여론조사 무용론의 근거다. 그럼에도 여론조사 이외에는 여론 동향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상태다. 무조건 폐지를 주장하기보다는 ‘여론조사를 제대로 읽는 법’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여론조사 결과는 정답이 될 수 없으며 여론 추이를 살피는 참고자료 정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숫자’는 믿지 말고 ‘추세’만 보자는 얘기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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