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바라보는 재계 "ESG 강화"
[경향신문]
평택 반도체 공장 간 삼성 이재용 “건강한 협력 생태계 만들자” 당부
현대차 정의선·LG 구광모 “고객”…SK 최태원 “새 기업가 정신 필요”
새해를 맞아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은 공통적으로 2021년을 코로나19 이후 위기에 적극 대응하는 원년으로 삼자는 메시지를 내놨다.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새해 첫 업무일인 4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위기 대응과 함께 최근 경영계의 화두로 자리 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대폭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 “포스트 코로나 대전환” “고객 중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경기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면서 “협력회사와 학계, 연구기관과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평택 2공장에서 열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설비 반입식에서 이같이 밝힌 뒤 신설 중인 평택 3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앞서 온라인으로 열린 시무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디바이스솔루션 대표이사)은 “코로나19로 사회·경제 전반의 변화가 촉진되고 있다”며 “변화의 물결 속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원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한 대응과 함께 ‘고객 중심’의 경영 원칙을 강조하는 신년사도 눈에 띄게 많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변화를 미리 준비한 기업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며 “2021년은 신성장 동력으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한 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모든 활동은 고객 존중의 첫걸음인 품질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품질과 안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자세로 완벽함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3년째인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객 가치’의 중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구 회장은 “고객의 모든 경험 여정을 이해하고, 라이프스타일부터 가치관까지 고객의 삶에 더 깊이 공감해야 한다”며 “더 많은 고객에게 감동을 확산하면서 팬층을 두텁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도 “고객의 변화와 필요에서 모든 사업이 시작된다는 고객 중심 사고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 환경·사회 우선, 대세는 ESG
최근 재계에서 키워드이자 트렌드가 된 ESG 경영에 대한 주문도 쏟아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일 발표한 e메일 신년사에서 “사회와 공감하며 문제 해결에 함께 노력하는 ‘새로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라며 “당장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시작해보자”고 제안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4일 “고객과 사회로부터 받은 신뢰를 소중히 지켜나가며, 환경과의 조화로운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며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이날 “ESG 경영을 강화해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리더로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탄소 제로’ 시대를 선도하는 환경 경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오롱그룹 CEO협의기구인 원앤온리위원회 역시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환경과 사회적 책임의 기준을 선제적으로 제도화하고 실행하자”고 밝혔다.
통상 새해 첫 근무일은 기업별 신년회·시무식과 함께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하는 신년 합동인사회 등으로 떠들썩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으로 인해 대부분 온라인이나 e메일 메시지 형태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이 거의 유일한 신년 현장 행사였지만, 이마저도 참석인원을 10명 이하로 최소화하고 방역 지침을 엄격히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정의선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새해를 맞은 현대차그룹은 사내방송으로 신년회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전날 현대차 울산1공장에서 발생한 협력업체 직원의 사망 사고로 인해 신년회를 취소했다.
정환보·구교형·김준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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