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공백·감염 둘 다 걱정.."학원 보내나요?" 맘카페 글 봇물

이성희·김서영 기자 2021. 1. 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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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간대 9인 이하 운영 허용 첫날 반응

[경향신문]

다시 울린 기합 소리 정부가 같은 시간대 9인 이하와 방역수칙 준수를 전제로 수도권 지역의 학원·교습소 운영을 허용한 4일 서울의 한 태권도장에서 어린이들이 교습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월세 못 내 택배 알바 뛴 태권도 관장 “그나마 숨통 트여”
대형 학원 “대면·비대면 인원 나누기 힘들어 비현실적”

경기 지역의 태권도장 관장 A씨는 4일 학부모들에게 “아이들의 안전과 위생관리에 철저하게 신경 쓰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정부가 수도권 학원·교습소의 ‘동시간대 9인 이하 교습’을 이날부터 허용하기로 결정한 지난 2일부터 시간대별 수련생을 선착순 사전 신청받은 결과, 낮 12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7개 타임 모두 신청이 다 찼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 3개월 넘게 도장 문을 닫으면서 이달에는 월세와 대출 이자를 내지 못해 야간 택배일을 하고 있었다”며 “(시간당) 9명으로라도 운영할 수 있게 돼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대상 영어학원을 운영 중인 B씨도 지난 주말 시간대별 수강인원을 조정하느라 바빴다. B씨는 비대면수업 때 집중력이 떨어지는 1~4학년 위주로 대면수업 일정을 짜고, 5학년 이상은 종전처럼 화상수업을 하기로 했다. 동시간대 교습 인원이 최대 9명으로 제한돼 대면수업을 전면 실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A씨와 B씨 모두 겨울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다음주에는 오전에도 시간대별로 아이들을 나눠 수업할 계획이다.

소규모 학원들은 이번 조치로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을 보인다. 반면 보습학원, 입시학원, 어학원, 영어유아학원 등 중대형 학원들은 이번 지침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비판한다. 학원마다 다른 규모와 일시 수용인원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수학보습학원 원장 C씨는 “수백명 중 누구는 대면수업을 하고 누구는 비대면수업을 해야 하느냐”며 “아침부터 ‘우리 아이는 꼭 대면수업을 해야 한다’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는데 답을 못하고 있다. 대면수업으로 전환하면 등록하겠다며 환불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유원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은 “동시간대 9명 이하 지침의 시설 기준을 학원 전체가 아닌 강의실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강의실당 9명도 대형학원의 영업은 불가능하다”며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면적 8㎡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해 운영했는데 갑자기 9명 이하로 기준을 바꿔 혼란스럽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고민에 빠졌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안팎을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아이를 학원에 보내자니 불안하고, 겨울방학을 앞두고 집에만 머물게 하자니 원격수업 장기화에 따른 학습공백이 더 커질까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남매를 키우는 김모씨(48)는 “과목별로 문제집을 사서 풀고는 있지만 이제 곧 방학이니 뭐라도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자매를 키우는 전모씨(42)는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더 갈지 모르는데 아이들을 집에만 데리고 있어도 되나 싶더라”며 “선생님에게 실내 환기도 자주 하고 마스크도 잘 착용하게 해달라고 신신당부하고 학원에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학원 보내시나요?’ 등을 묻는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아이를 학원에 보낸다는 댓글이 많았지만 현재 거리 두기 단계가 유지되는 오는 17일까지 혹은 1월 한 달간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본 뒤 학원에 보내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이성희·김서영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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