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면 갖고 장난치지 마라".. 반성전제 카드에 역풍맞은 이낙연

김미경 2021. 1. 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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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익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건의' 카드를 꺼냈다가 역풍을 맞고 사면초가에 놓였다.

주 원내대표는 "심지어 전쟁에서 항복한 장수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대우는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이 다 억울한 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건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사면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 이 대표도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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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익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건의' 카드를 꺼냈다가 역풍을 맞고 사면초가에 놓였다.

이 대표가 당내 반발을 의식해 '반성과 사과를 전제로 한 사면'으로 한발 물러서자 야권에서 "사면 갖고 장난치지 말라"고 이 대표를 몰아붙이고 있다. 더욱이 야권이 결정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을 넘기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어 이 대표를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이 대표가 화두를 던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논란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결단해서 단행할 일"이라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새해 초 이 대표가 기회라는 단서를 달아 두 분에 대한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했지만 어제 (3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반성과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이상한 소리를 했다"며 "자신들이 칼자루를 잡고 있다고 사면을 정략적으로 활용해 장난쳐서는 안된다"고 일침했다. 주 원내대표는 "심지어 전쟁에서 항복한 장수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대우는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이 다 억울한 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건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사면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 이 대표도 최소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사면이)필요한 시점이란 대통령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이 대표가 어느 정도 사전에 (청와대와) 교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가세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본인의 생각을 국민에게 밝히는 것이 정도"라고 했다. 안 대표는 "국민 통합이 목적이라면 단순한 사면을 넘어서 정치에서도 여러 가지 협력을 하거나, 국민 통합을 위한 진심이 전해지도록 제대로 (사면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단, "선거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사면 카드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야당이 일제히 문 대통령에게 결단을 떠넘기면서 이 대표의 승부수가 문 대통령의 부담으로 전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사면논란을 진화하고자 문 대통령의 신년 연설까지는 사면과 관련된 발언을 자제하기로 했다. 이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나 회의가 끝난 뒤 사면과 관련된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 밖의 역풍 못지 않게 내부 여진도 계속되고 있다. 중진인 설훈 의원이나 김한정 의원 등은 찬성으로 의견이 기울었지만 우상호·정청래·김종민·박주민·양향자 의원 등 공개적인 반대가 더 크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면 반대 청원 글이 다수 올라오기도 했다.

청와대는 사면 논란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섣부른 개입이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직 확정 판결 전이라는 것도 작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10월 징역 17년을 확정받았고, 박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최종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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