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보험업계, 빅테크와 무한경쟁 출사표(종합)

이준호 2021. 1. 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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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의 금융권 진출로 무한경쟁 돌입
【서울=뉴시스】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였고 9월 미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페이’가 6개월만에 누적 결제금액 5억달러(약 6200억원), 가입자수 500만명을 돌파했다고 20일 밝혔다. 3월 내 중국에서도 ‘삼성 페이’ 서비스를 시작하며 호주, 브라질, 싱가폴, 스페인, 영국과 캐나다에서도 서비스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간편한 사용성과 강력한 보안성을 갖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를 선보이는 모습. 2016.02.20. (사진=삼성전자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보험·카드업계 수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제히 '디지털 전환'을 키워드로 뽑았다. 저성장과 저금리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의 금융권 진출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기존 사업만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한계에 봉착했다. 이에 체질 변화를 통해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드업계 CEO들의 신년사에서는 공통으로 '빅테크'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그간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로 인한 위기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실제 전자금융거래업 개정안 발의로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은 물론 중소형 핀테크사까지 소액 후불결제 허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사실상 무한 경쟁 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이에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디지털 전환과 함께 종합지급결제업으로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신년사에서 "빅테크·핀테크사의 본격적인 금융시장 진출이 이뤄지면서 그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롭고 어려운 경쟁 구도도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 관련 각종 제도개선가 법정 최고금리 인하도 여전업계의 경영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카드업계가 종합금융산업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협회장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으로 종합지급결제업에서도 카드사 진입이 허용돼 빅테크·핀테크사와의 공정경쟁을 위한 제도적 큰 틀이 마련됐다"며 "카드업계가 전통적 신용카드업을 넘어 새로운 모습의 종합금융산업으로 발전해 갈 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 역시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환기했다.

그는 "2021년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가맹점수수료율 재산정 주기 도래, ICT 기업 등과의 업권을 넘어선 경쟁 심화 등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21년 이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본업 강화와 사업구조 효율화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 성장과 혁신의 기반으로서 정도경영을 상시화하고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넘어선 모든 영역에서의 파괴적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면 BC카드 사장은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무한 경쟁 시대를 맞았다며 올해 중점 추진 업무로 '결제 플랫폼 핵심 역량화'와 '신규 사업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BC카드 프로세싱의 강점인 안정성과 효율성 외에도 BC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사의 업무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차별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또 디지털화 및 K뱅크, KT그룹 시너지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신한카드는 '라이프&파이낸스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올해 전략방향을 '딥 택트(Deep-tact)'로 설정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신년사에서 "지난 4년간의 딥 전략 성과를 바탕으로 뉴노멀 시대에 맞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디지털·이코노믹·익스텐디드·퍼스널라이즈드·컨택트 등의 4대 아젠다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환경과 고객을 이해하는 깊은 전략을 바탕으로 카드·할부금융 사업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빅데이터·디지털 경쟁자들에 앞서는 확실한 실행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역시 디지털 전환과 함께 신사업 진출이라는 과제를 올해 키워드로 제시했다. 오랜 시간 저금리·저성장·저출산이라는 '3저 현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올해는 코로나19로 실물경제까지 침체가 이어져 사실상 손익이 고착화된 상태다. 아울러 2023년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여력지급제도(K-ICS) 등 새로운 자산건전성 규제가 도입될 예정이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신년사에서 "코로나19로 실물경제 침체와 저금리로 인한 금융손익 감소, 빅테크 기업의 금융진출 등 올해 보험사업은 구조적 어려움과 불확실성으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금융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상품과 서비스는 물론, 기획부터 출시,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밸류 체인의 디지털화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시대 성공 기반 구축'을 선정했다.

그는 "보험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고객 경험 전반이 디지털 환경에서 이뤄지며 전통적 보험사업의 입지가 차츰 줄어들고 있다"며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빅테크와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시장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바뀐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디지털 전환은 필수"라며 "디지털 전환은 부서문화·리더십·업무 프로세스·커뮤니케이션 방식·비즈니스 모델 등 회사 경영의 모든 것을 디지털시대에 맞게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도 신년사에서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4차산업 기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금융산업의 디지털화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며 "보험계약 체결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전 업무영역에 걸쳐 비대면화 및 디지털화가 가능토록 업계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 국제회계기준에 대한 대비도 당부했다. 그는 "변경되는 회계제도에 발맞추어 합리적으로 상품 설계기준을 정비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기반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하에 빅테크와 관련한 기울어진 운동장 이슈를 해결하고, 빅테크 플랫폼 기업의 금융상품판매 유사행위에 대한 규제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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