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은 대박, 로하스는 완전 찬밥.. 도대체 어떤 차이였을까

김태우 기자 2021. 1. 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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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하스는 예상보다 낮은 평가를 받으며 MLB 입성에 실패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내야수인 A선수는 올 시즌 138경기에서 타율 0.306, 30홈런, 109타점, 2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20을 기록했다. 외야수인 B선수는 142경기에서 이보다 훨씬 더 나은 공격 생산력을 뽐냈다. B선수는 47개의 홈런을 쳤고, OPS는 1.097이었다.

최근 4년간 성적을 봐도 B선수가 조금 더 나왔다. B선수는 511경기에서 OPS 0.982를 기록했고, A선수는 547경기에서 OPS 0.881을 기록했다. 절대적인 공격력 차이가 적지는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의 시선은 냉정했다. A선수는 좋은 조건을 받으며 MLB에 간 반면, B선수는 제대로 된 메이저리그 보장 오퍼도 받지 못하고 일본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추측이 되듯이 A선수는 김하성(26·샌디에이고), B선수는 멜 로하스 주니어(31·한신)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MLB 무대에 도전한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4+1년 총액 3900만 달러라는 비교적 후한 대접을 받고 태평양을 건넌다. 4년간 확정된 보장 금액만 2800만 달러, 연 평균 700만 달러 수준이다.

반면 MLB 진출에 나섰던 로하스는 3년 연속 고배를 마셨다. 올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라는 타이틀까지 얻은 로하스는 물이 오른 타격을 앞세워 보장 계약을 노렸다. 그러나 kt의 다년계약 오퍼도 뿌리치고, 일본으로 떠나 한신과 2년 계약을 했다. 즉, 메이저리그에서는 만족할 만한 보장 계약 제안을 받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스플릿 계약 제안이야 많았겠지만 가족이 있는 로하스는 안정도 생각해야 했다.

물론 김하성은 유격수를 볼 수 있는 내야수, 로하스는 외야수라는 차이점이 크다. ‘공격이 되는 중앙 내야수’의 가치는 ‘일반적인 코너 외야수’에 우선한다. 애당초 부등호는 확실했다. 그래도 김하성의 금액을 생각할 때, 같은 리그에서 더 좋은 공격력을 보여준 로하스가 완전히 찬밥 대우를 받은 것은 다소 의외다. MLB에서 뛰는 것이 꿈인 로하스는 2021년 시즌 이후 원한다면 MLB로 갈 수 있는 조항까지 걸었을 정도로 의지가 강하다. 정확한 협상 내역을 알기는 어렵지만, 1년 200만 달러 제안조차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은 “어느 정도 예상된 그림”이라고 입을 모은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로하스는 공격력이 좋기는 하지만 활용성이 너무 낮다”고 했다. 로하스의 수비력은 좋은 편이 아니고, 매년 떨어지고 있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지명타자로 써야 하는데, 공격만 하는 지명타자 포지션에는 생각보다 저렴한 매물이 많다. 로하스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로하스는 올해 만 31세. 그렇게 많은 나이는 아니다. 에릭 테임즈(요미우리)가 KBO리그를 떠나 MLB로 갈 때의 나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 에이전트는 “로하스는 이미 한 차례 MLB에 올라가지 못하고 실패한 경험이 있다. 테임즈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면서 “사실 1년 계약 정도는 받을 만한 성적이었을 수도 있다. 올해 시장 상황이 썩 좋지 않았던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로하스가 미련을 못 버리고 한신과 계약 조항에 옵트아웃을 추가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반면 김하성은 ‘공격이 되는 중앙 내야수’ 타이틀에 아직 만 26세의 창창한 나이가 어필했다. MLB에서 선수들의 전성기는 2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본다. 즉, 전성기를 고스란히 뽑아 쓸 수 있는 선수라는 의미다. 마이너리그 연수 경험이 있는 한 전직 단장은 “KBO리그 수준이 MLB보다 떨어지기는 하지만 동일 연령대로 비교하면 김하성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김하성은 대박을 칠 이유가, 로하스는 찬밥 신세가 될 이유가 다 있었다는 의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제보> skullbo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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