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신분이라 80년대 민주화 현장 촬영 가능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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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대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8일까지 교내 박물관에서 1980년대 전북 군산의 민주항쟁 역사를 담은 사진전 '입춘, 6월에 봄이 오다'를 열고 있다.
사진전은 오룡동성당의 시민강좌, 노동자 투쟁이 있었던 군산의 세풍합판, 직선제 투쟁을 한 6월 항쟁, 민주헌법 쟁취 이후 군산지역 민주화운동, 노동자대투쟁 등의 5개 주제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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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신 신부 작품 7천점 중 일부
군산대 학생 네명이 전시 기획
"30년 지났는데.. 젊은이들 대견"
‘시위대열에 합류해 민주화를 외치며 행진하던 시민들 사진과 농성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학생들의 모습 등…’
군산대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8일까지 교내 박물관에서 1980년대 전북 군산의 민주항쟁 역사를 담은 사진전 ‘입춘, 6월에 봄이 오다’를 열고 있다. 전시회에는 1984~1987년 군부독재에 맞서 싸운 군산시민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사진 40여점이 내걸렸다. 군산 오룡동 성당 주임신부였던 박창신(79) 전주교구 원로 신부가 찍은 작품들이다.
사진전은 군산대 역사철학부 역사전공 4학년 넷(김주영·박찬이·이승효·이홍진)이 기획했다. 지난달 1차 사진 전시회가 열렸고, 이번이 2차다.
사진전은 오룡동성당의 시민강좌, 노동자 투쟁이 있었던 군산의 세풍합판, 직선제 투쟁을 한 6월 항쟁, 민주헌법 쟁취 이후 군산지역 민주화운동, 노동자대투쟁 등의 5개 주제로 꾸려졌다. 박 신부가 찍은 사진 7천여점은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보관하고 있다. 이 단체의 허락을 받고서 스캐닝작업을 거쳤다.
학생들은 “군산이 일제강점기 근대역사의 도시로만 알려진 것 같다. 역사학도로서 민주화 투쟁 등 군산지역의 잊힌 현대사 재조명을 위해 책 발간과 사진 전시회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김주영씨는 “사진은 걸기만 하면 될 것으로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설명 없이 사진만으로 표현해야 하기에 오히려 더 어려웠다. 박물관 학예사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작업을 하면서 민주인사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재에 항거할 그 시대에는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뚜렷한 확신이 없었을 텐데 자신들의 인생을 바쳐 투쟁했다는 게 존경스럽다. 또 개인을 내세우기보다는 시대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다 같이 단결해 투쟁했다”고 덧붙였다.
박 신부는 통화에서 “1980년대에는 학생과 시민들이 투쟁할 때 사진을 찍으면 경찰 등에게 빼앗기고 붙잡혀가기 때문에 찍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신부라는 특수신분이어서 현장에서 사진촬영이 가능했다. 30년이 훨씬 넘었는데도 이 기록들을 젊은이들이 재조명한다니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1973년 사제 서품을 받은 박 신부는 1970~90년대 전북지역에서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1984년 1월부터 1988년 1월까지 군산 오룡동성당에서 봉직했고, 2012년 8월 익산 모현동성당에서 사목생활 39년을 마무리하고 은퇴했다. 지금은 익산에서 자활센터와 청소년쉼터를 돌보고 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알리다 괴한들의 습격에 다리를 다쳐 지팡이를 짚고 걷는 박 신부는 2013년 11월 22일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시국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으로 보수단체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바람에 수사를 받기도 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군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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