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 말고 고통 없애는 뜸쟁이 되라는 말 잊지 않을게요"

한겨레 2021. 1. 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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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 선생님! '집(은) 만년 뜸(은) 사람이 있을 때까지 (간다).' 선생님은 2013년 봄 여기 고향 장성의 축령산 자락에 세계적인 의료관광 명소의 포부를 내걸고 무극보양뜸센터의 문을 열 때 상량문을 이렇게 써서 올리셨습니다.

하지만 그 오랜 봉사의 세월 동안 선생님의 침뜸 혜택을 받은 대통령이 몇이었습니까? 아니 정부 고관들, 국회의원들, 정치인들은 선생님의 침뜸 혜택을 받아보지 않은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그렇게 선생님의 침뜸술 덕을 보면서도, 정작 그 덕을 국민에게도 공평하게 나눠주게 하자고 그렇게 애원을 하고 부르짖었을 때,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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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신이의 발자취] 구당 김남수 선생을 기리며
7000명 붕어빵 제자들에게
진정한 인술과 봉사 가르치셨죠
'모든 사람 행복하니 무한히 즐겁구나'
마지막 말씀 귓가에 아련합니다
'봉사정신 계승' 뜻 지키겠습니다
구당(오른쪽) 선생은 2013년 무극보양뜸센터 상량식 때 대들보에 ‘집(은) 만년 뜸(은) 사람이 있을 때까지 (간다)’고 썼다. 한국정통침구학회 제공

구당 선생님! ‘집(은) 만년 뜸(은) 사람이 있을 때까지 (간다).’ 선생님은 2013년 봄 여기 고향 장성의 축령산 자락에 세계적인 의료관광 명소의 포부를 내걸고 무극보양뜸센터의 문을 열 때 상량문을 이렇게 써서 올리셨습니다.

지금 그 마당에서 저희 ‘붕어빵’ 제자들은 이렇게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구당 선생님! 무극보양뜸센터의 하늘이 오늘따라 왜 이리도 높아 보입니까? 저 문 앞의 무극보양뜸 돌탑은 왜 저다지도 높아 보입니까?

선생님! 2015년 100살을 맞아 무극보양뜸센터 옆에 구당침술원을 지어 완전히 귀향하셨을 때, 120살이 되면 새장가 들겠다 ‘농담 아닌 농담’하셨지요. 그 약속을 어찌하시고 가시었습니까?

선생님께서는 7000여 붕어빵들에게 인술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봉사하는 법과 정신을 가르치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무극보양뜸법을 창안하시어 건강한 이에게는 병들지 않게 하고, 병든 이에게는 병을 고쳐주는 진정한 의술을 피시고 그 비법을 저희에게 아낌없이 전수해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105년 전인 1915년 5월 전남 장성군 남면 월정리 인근의 한 마을(광주광역시 광산구 안청동)에서 태어나 한의원이었던 부친에게 한학과 침술을 전수받아 해방 전부터 침술원을 열었지요. 1991년 남수침술원을 개설해 침사로 활동하였고, 정통침뜸연구소 소장으로 누구든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아낌없이 침술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침뜸살리기 운동! 1960~70년대, 침을 몸에 지니고만 있어도 잡아 가두던 그 암흑기에 분연히 투쟁의 길을 선택하신 선생님은 반세기에 걸쳐 온갖 고난을 마다치 않고 인술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43회에 걸친 고발과 의법 처단이라는 ‘별 아닌 별’이 그것을 증명합니다.

고 구당 김남수 선생은 104살 때인 2019년 와병 직전까지 장성의 무극보양뜸센터 옆 구당침술원에서 침뜸 시술을 했다. 한국정통침구학회 제공

하지만 그 오랜 봉사의 세월 동안 선생님의 침뜸 혜택을 받은 대통령이 몇이었습니까? 아니 정부 고관들, 국회의원들, 정치인들은 선생님의 침뜸 혜택을 받아보지 않은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그렇게 선생님의 침뜸술 덕을 보면서도, 정작 그 덕을 국민에게도 공평하게 나눠주게 하자고 그렇게 애원을 하고 부르짖었을 때, 이 나라의 지도자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지요.

그래서 선생님은 센터의 광장에 ‘헌재 5대4 불망탑’을 세우시지 않았습니까? 이제 하늘에 오르신 선생님, 지켜봐 주십시오! 선생님이 세우신 저 불망탑 옆에 반드시 ‘9대0 승리탑’을 세우겠습니다. 선생님의 드높은 침뜸술은 이미 세계 제일의 침구사라는 명성을 얻으신 지 오래고, 선생님의 봉사정신도 세계만방에 전달되었습니다. 이미 국내에서는 연 200여만명 봉사 실적을 거두고 있고,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와 몽골, 저 멀리 아프리카 잠비아에 이르기까지 선생님의 봉사 손길이 닿아 있습니다.

‘작은 거인’ 선생님은 표창의 대상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선생께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 미국 대통령의 봉사상, 그리고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공로상도 받으셨습니다.

선생님! 그 무엇보다도 선생님은 저희 제자들에게 오늘이 있게 해주신 은인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붕어빵들에게 병을 볼 줄 알고, 고칠 줄 알며 그리고 봉사하는 비법을 일깨워주셨습니다.

돈과 명예 자랑 말고 봉사정신 계승하라는 선생님의 말씀 지키겠습니다. 장사꾼이 되지 말고 고통 없애는 뜸쟁이가 되라는 선생님의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

아~ 선생님!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이 귓가에 아련합니다. “모든 사람 행복하니 무한히 즐겁구나” “빈손으로 이 세상 왔다 빈손으로 가는구나” “하루해도 떴다 지니 이 한몸도 왔다 간다”

네, 선생님 평안히 가십시오. 부디 영면하소서!

목동균 ㅣ 한국정통침구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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