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8개 영업점 '따로 또 같이'..은행권 출구 전략될까

오정인 기자 2021. 1. 4.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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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오늘(4일)부터 공동영업 체계인 'VG'(Value Group·같이그룹) 제도를 시행합니다.

거점 영업점 1곳과 가까운 영업점 4~8곳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제도입니다.

기존에는 영업점마다 각각 평가를 받았는데, 앞으로는 그룹 단위로 공동 영업·평가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영업점 영업과 평가, 인력 등을 공동 활용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지난 2016 신한과 국민, 하나은행이 각각 '그룹' 단위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우리은행까지 4대 은행 모두 '따로 또 같이' 전략을 마련한 것입니다.
 
 
영업점 8곳이 하나의 '그룹'으로
"영업부터 평가까지 공동으로"

각 은행들의 '그룹' 제도 운영 방식은 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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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은 117개의 같이그룹(VG)마다 적게는 4곳, 많게는 8곳의 인근 영업점과 공동 영업을 하게 됩니다.

같은 그룹 내 영업점들이 업무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수 인력 역량을 공유·협업함으로써 기업 금융·자산관리 분야 등 고객 서비스도 향상될 것"이라며 "고객 입장에서도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한·국민·하나銀 2016년 도입
"그룹 단위 운영으로 효율성 제고"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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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가까운 영업점 2~4곳이 하나의 '커뮤니티그룹'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그룹만 150여개.

그룹 제도를 도입한 뒤 직원들의 성과평가는 그룹 단위 평가로만 진행됩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영업점마다 독립적인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그룹 단위 공동의 개념"이라며 "그룹 내 부족한 부분을 영업점들 간 효율적으로 공유·교류할 수 있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은행은 4~7개 영업점을 하나의 '파트너십그룹(PG)'으로 운영 중입니다.

하나은행 '콜라보그룹'이라는 이름으로 8~10개 영업점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었습니다.
 
 
"단기적으론 대면 채널 강화 효과
장기적으론 영업점·인력 조정 우려"

그러나 일각에선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 제도가 영업점을 운영하는 데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영업점이나 인력 감축이 이뤄질 가능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거점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볼 때는 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데 '그룹' 단위의 제도가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론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나 빅테크와의 경쟁 구도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며 "그 일환으로 그룹 제도와 같이 비효율을 줄이는 시도를 확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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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2020년 한 해만 해도 문을 닫은 영업점만 200곳이 넘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 영업점은 3,300여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12월 4대 은행 영업점은 3,000곳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때문에 은행들의 '영업점 효율화' 전략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영업점 감축'에 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됩니다.
 
 
시중은행 "영업점 축소와는 별개"
'따로 또 같이' 카드 출구전략 될까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거점 영업점을 중심으로 한 '그룹' 제도와 '영업점 감축'은 별개의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효율화란, 비대면·디지털 채널을 강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과는 별개로 기존 은행의 본연의 강점을 살리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은 갖고 있지 않은 '영업점' 채널을 강화하는 것이 더 '정확한' 목표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은행들은 '출구 전략', '생존 전략'으로 영업점 효율화를 위한 '그룹' 제도 카드를 꺼냈습니다.

일부는 이미 제도를 도입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비용 절감'을 위해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있는 상황.

'그룹' 제도가 영업점의 효율화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는 "효율화는 비용을 적게 하거나 수익을 높이는 것"이라며 "비용을 낮추면서 효율화를 추구하다보면 수익 감소나 인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 www.SBSCN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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