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첫 여성 기관사 선발

임규민 기자 2021. 1. 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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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까지 '건강 해친다' 이유로 450여개 직업서 여성 취합 제한
최근 선발된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여성 기관사들. /AFP 연합뉴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지하철이 구(舊)소련 붕괴 이후 최초로 여성 기관사를 선발했다. 러시아 정부는 그간 ‘여성의 건강을 해친다’는 이유로 여성의 기관사 취업을 금지하다가 최근 해제했다.

모스크바 교통국은 3일(현지 시각) 성명에서 “현대 역사에서 최초로 여성 기관사들이 모스크바 지하철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고 공지했다. 모스크바 교통국은 “기계 등 자동화된 업무 방식으로 인해 열차 운전이 더 이상 육체적 고역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노동부는 건강 등을 이유로 선원·버스 운전사·광부·금속세공업자 등 450여개의 직업에 여성이 취업할 수 없게 제한을 뒀다. 기관사 역시 ‘오랜 기간 지하에서 일해야 해 여성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며 이 목록에 포함시켰다.

러시아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이미 청소부·승강기 관리자·수납원 등이 지하철에서 근무하고 있던 터라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판이 거세지자 2019년 9월 러시아 노동부는 350여개 직업에 대한 여성 취업 금지 제한을 풀며 기관사를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모스크바 교통국은 올해부터 여성 기관사를 뽑는다는 방침을 밝혔다.

최근 선발된 러시아 모스크바 지하철 여성 기관사들. /AFP 연합뉴스

다만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여성 기관사가 근무하는 게 최초는 아니다. 러시아 현지 매체 러시아비욘드에 따르면 소련은 1938년부터 여성 기관사를 채용했다가 1980년대 들어서 취업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이미 고용된 이들에 대해선 계속 근무를 할 수 있게 했고, 소련이 무너진 후에도 적용됐다. 종전 마지막 모스크바 지하철 여성 기관사는 2014년까지 근무했다.

모스크바 지하철은 러시아인들에게 단순한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가 있다. 스탈린 집권기인 1935년 운행을 시작한 이 지하철은 애초 체제 선전용으로 지어졌으나, 역사(驛舍)마다 화려한 건축으로 예술적 가치가 높다. 역사 230여개 가운데 48개가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주요 역을 설계하고 만든 건축가·화가들은 국가적 영웅 대접을 받는다.

모스크바 지하철의 연간 이용객은 약 24억명으로 세계 2위권이다. 1위인 일본 도쿄(34억명) 권역 인구가 38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1200만명인 모스크바의 지하철 이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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