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새해 첫날 우량주 쓸어담았다..코스피 시총 2000조 넘어

김규식,신유경 2021. 1.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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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총 2000조 넘어, 10년 3개월만에 두배로
달리는 말에 올라탄 개미들
기관 쏟아낸 1조 매물 받아
연초 매수규모론 사상 최대
삼성전자 시총 장중 504조
특별한 호재없이 주가 급등
공매도 재개땐 조정 가능성

◆ 2021 신년기획 Rebuild 한국증시 ② ◆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이 2000조원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날 코스피가 2.47% 상승해 2944.45를 기록하면서 한국 증시는 '전인미답'의 경지를 밟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약 2029조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010년 9월 13일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는데, 9년3개월 만에 2000조원을 넘긴 것이다. 시총 1500조원 첫 돌파 시점이 2017년 5월 12일인 점을 감안하면 시총 성장세가 가팔라진 셈이다.

4일 코스닥지수는 0.95% 상승해 시가총액 약 389조원을 기록했다. 양대 시장 시가총액을 더하면 2418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양대 증시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 수준밖에 안 된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애플 시총은 2441조원(4일 환율 기준)에 달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2019년 12월 애플에 처음으로 추월당한 뒤로 줄곧 뒤처진 상태였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 시가총액이 2000조원을 넘어섰다는 것은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한 사건"이라며 "시중에 유동성이 많이 풀렸지만 투자할 곳이 증시 정도만 남아 유동성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 신기록 돌파는 개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1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773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1899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이를 개인이 대부분 소화해냈다. 국내 주식에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지난해에 이어 새해 벽두에도 증시를 달구고 있는 것이다.

이날 개인이 순매수한 금액은 2001년에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로 개장일 기준 역대 최고치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5305억원, 2019년 3093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동안 개인은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매수하고 다시 오르면 파는 패턴을 반복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상승 추세였던 것을 감안하면 거래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와 같은 모멘텀 투자가 다시 증시에 출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증권계좌는 전년 동기 대비 612만계좌가 늘었다. 이는 20.7% 늘어난 수치다.

4일 증시를 달군 업종은 반도체와 배터리(2차전지)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47% 올랐고, SK하이닉스 주가는 무려 6.33%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장중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2% 오른 8만4400원까지 도달했다. 이때 시총은 504조원 수준에 달했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도 장중 한때 역대 최고가인 7만5300원(2.31%)까지 올라 시총이 62조원에 육박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4일 7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8만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7.89%), 삼성SDI(6.85%), SK이노베이션(21.58%)과 같은 배터리 3사 또한 이날 주가가 급등해 주목을 끌었다. 현대차(8.07%), 기아차(2.56%), 현대모비스(12.33%) 등도 전기차 산업이 급팽창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면서 이날 주가가 동반 상승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특별한 호재 없이 주가가 급등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같은 호재는 이미 전부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코스피가 개장 첫날부터 급등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에 따른 부동산 매각 자금이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등으로 다시 부동산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대안을 찾다 증시로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부터 정부가 공매도를 금지하면서 주가 과열을 방지하는 브레이크가 사라진 것도 개인 투자자금의 증시 유입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다소 증시가 과열되고 있어 만약 3월부터 공매도를 재개하면 주가가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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