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 1등 하고도..中 쌍둥이 동생, 새해 첫날 극단 선택 이유는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2021. 1. 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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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한 후 부정행위를 의심받은 중국의 쌍둥이 여중생 중 동생이 새해 첫 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쌍둥이가 다니던 중학교는 지난해 12월 30일 월례시험을 치렀다.

쌍둥이의 친척 이모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교사는 부정행위를 기정사실화 한 채 아이들을 대했다"며 "샤오이는 자신이 원했던 전교 1등을 하고서도 목숨을 던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교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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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한 후 부정행위를 의심받은 중국의 쌍둥이 여중생 중 동생이 새해 첫 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앞서 이 자매가 재시험까지 치른 결과 부정행위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주변의 의혹과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의 예민한 심리를 이해하려는 교사의 노력이 전혀 없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4일 신랑왕(新浪網) 등에 따르면 중국 매체에 따르면 동부 안후이성 첸샨(潛山)시의 중학교 2학년 샤오이(小怡·13) 양이 1일 오후 6시쯤 집에서 수 백 미터 떨어진 연못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쌍둥이 언니 샤오러(小樂) 양이 점심 후 두 시간이 지나도록 동생이 보이지 않자 가족들에게 알렸고, 주민들이 합세해 수색에 나선 지 4시간 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샤오이 양은 극단적 선택 하루 전 소셜미디어에 “시험을 잘 본 것이 잘못이냐”는 글을 남겼다.

쌍둥이가 다니던 중학교는 지난해 12월 30일 월례시험을 치렀다. 그 결과, 샤오이는 언어 수학 영어 역사 등에서 두루 좋은 점수를 받아 전교 1등을 차지했다. 쌍둥이는 평소에도 공부를 잘 했지만 전교 1등은 처음이었다. 특히 ‘도덕과 법(道法)’ 과목에서는 샤오이가 전교에서 유일하게 100점을 받았고, 언니 샤오러의 점수 역시 92점으로 높았다. 쌍둥이를 제외하고 이 과목에서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이에 해당 과목 교사는 쌍둥이의 부정을 의심했다. 그는 시험 당일 저녁 쌍둥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 가족들에게 “유출된 시험지로 만든 예상 문제를 구입했는지” 등을 물었다. 하루 뒤에는 샤오이를 따로 불러 “100점 맞을 실력임을 증명하라”고 심하게 야단쳤다. 결국 이날 오후 쌍둥이들은 모두 재시험을 치렀다. 둘 다 98점을 받아 부정행위 의심은 일단락됐지만 비극이 발생했다.

쌍둥이의 친척 이모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해당 교사는 부정행위를 기정사실화 한 채 아이들을 대했다”며 “샤오이는 자신이 원했던 전교 1등을 하고서도 목숨을 던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교사의 태도를 비판했다.

사고 발생 이후 학교의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학교에서는 샤오이 가족에게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분노한 샤오이 아버지가 담당 교사에게 전화를 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장 역시 “안타까운 일”이라고만 하며 가족을 외면하고 있다.

누리꾼 사이에서는 “성적만 강조하고 청소년 심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는 중국 교육계의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역 교육청과 공안 당국은 합동 수사에 착수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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