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신경숙·조남주..다시 문학이 필요한 이유
한강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
신경숙 '아버지에게 갔었어' 복귀
김초엽·천선란 등 SF도 기대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의 신작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는 올해 최고 기대작이다. 2019년 겨울부터 지난해 봄까지 계간 '문학동네'에 쓴 것들에 덧대어 올 상반기 출간한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단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8년 김유정문학상을 받은 단편 '작별'에 이은 작가의 '눈(雪) 3부작' 마지막 편이기도 하다. 소설은 악몽에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소설가 k를 통해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사건의 상흔을 비춘다. 소설 곳곳에 내리는 눈이 고통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2015년 표절 시비가 인 뒤 문단을 떠났던 소설가 신경숙은 장편 '아버지에게 갔었어'(창비)를 통해 공식 복귀한다. 지난해 창작과비평 웹 매거진에 연재했던 것들을 엮었다. 고통을 참으며 자리를 지켜내는 아버지의 목소리를, '나'와 아버지의 삶을 교차하며 풀어낸 작품이다. 신경숙은 이 소설 연재를 시작하며 "언제나 지금도 뭔지 당신 뜻대로 되지 않은 힘겨움 앞에 서 계시는 나의 아버지께 이 작품을 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쓴다고 말하고 싶으나 사실은 오그라든 제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소설집 '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진 최은영은 첫 장편 '밝은 밤'(문학동네)을 올여름 출간할 예정이다. 증조모부터 할머니, 엄마 그리고 '나'로 이어지는 4대의 삶을 비추며 100년간의 한국 근현대사를 조망한다. '82년생 김지영'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조남주는 신작 소설집 '오기'(민음사)를 통해 전작에 대해 쏟아진 열렬한 질문에 답한다. 이 밖에도 박상영 '1차원이 되고 싶어', 강화길 '대불호텔의 유령'(문학동네), 장류진 '달까지 가자'(창비) 등도 독자를 찾는다.
2020년 소설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린 장르문학 돌풍도 계속된다. 1년 만에 10만부 넘게 팔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작가 김초엽을 필두로 재능 있는 소설가들의 작품이 이어진다.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를 통해 선공개한 김초엽의 첫 장편 '지구 끝의 온실'은 출판사 자이언트북스를 통해 3월 정식 출간된다. 코로나19를 떠올리게 하는 가상의 독성먼지 '더스트'를 다룬 작품이다.
천선란·박해울·오정연·이루카·박문영 등 여성 SF작가 다섯 명이 '여성'과 '행성'을 주제로 쓴 중·단편 SF 모음집(허블)도 독자들의 기대를 모은다. 이들 중 천선란·박해울·오정연·이루카 등 4명이 한국과학문학상 출신이다. 테드 창·켄 리우·그레그 이건·N K 제미신 등 유명 SF 작가의 중·단편 27편을 한데 모은 작품집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올 예정이다.
2000년 계간 '문학과사회'에 '커다란 창고가 있는 집' 등을 발표하며 등단한 뒤 2011년 현대문학상, 2013년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한 진은영 시인은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9년 만에 신작 시집을 펴낸다. 그는 20년 시력에 시집 세 권이 전부인 과작의 시인이지만 한 번 작품이 나올 때마다 많은 팬에게 사랑받는다.
지난해 LA타임스 도서상 미스터리·스릴러 부문에서 수상한 한국계 미국인 작가 스테프 차의 소설 '너의 집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는 황금가지를 통해 번역 출간된다. 1992년 LA 폭동의 도화선이 된 '두순자 사건'이 모티프다. 작가는 1991년과 오늘날을 넘나들며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와 세대를 거듭한 폭력을 고발한다.
해외 작품 중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거장들의 역작이 눈에 띈다. 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장편 '클라라와 태양'이 민음사에서 4월에 출간된다. 2006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무크의 '페스트의 밤'도 같은 출판사에서 7월 출간 예정이다. 시집들도 풍성하다. 20세기 독일의 대표 시인 파울 첼란 전집(전 5권·민음사) 중 3~5권이 올해 완간 예정이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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