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따뜻한..옴니버스 연극이 돌아왔네

이향휘 2021. 1. 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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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올모스트 메인'
추운 겨울 따뜻하게 녹이는
아홉 커플의 사랑 이야기
아이돌 '피오' 소속 소년극단
상큼하고 풋풋하게 재해석
연극 `올모스트메인` 공연 모습. [사진 제공 = 극단소년]
'올모스트 메인(원제 Almost, Maine)'은 캐나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미국 동북부 메인주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메인주는 겨울에 눈이 아주 많이 내리고 춥기로 유명하다. 또한 미국에서 알래스카를 제외하고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어느 눈 내리는 겨울밤에 일어나는 아홉 커플의 사랑과 이별을 담은 이 옴니버스 연극은 미국 배우 겸 극작가인 존 카리아니(52)의 작품이다. 2004년 메인주 포틀랜드에서 초연됐으며 2006년 오프브로드웨이로 뉴욕 맨해튼에 상륙했다. 초반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 중 하나다. 전 세계 20개국 넘게 다양한 언어로 상연되는 인기 레퍼토리로 발전했다.

국내에서도 '올모스트 메인'은 연말에 볼 수 있는 대표 로맨틱코미디 공연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엔 블락비 아이돌 출신 피오가 결성한 '극단소년'이 재해석했다. 상큼하고 풋풋하다.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남녀가 멀찍이 떨어져 앉은 채로 연극은 시작된다. 남자에게 사랑 고백을 하며 더 가까이 다가가는 여자. 남자도 사랑한다고 수줍게 말하지만 이내 공처럼 단단한 눈뭉치를 들고서는 가까이 할수록 더 멀어질수 있다는 이상한 말을 건넨다. 이 말에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가는 여자. 첫 번째 커플의 이야기다. 두 번째는 등산복을 입은 오로라 관광객이 등장한다. 이 여자는 조각조각 깨진 심장을 봉지에 넣고 와 다짜고짜 남의 집 마당에 캠핑을 차린다. 집주인인 수리공과 실랑이를 벌이는 도중에 사랑에 빠진다. 이 연극의 강점은 다양한 커플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다. 전 여자친구를 바에서 우연히 재회한 남자, 권태기에 빠진 중년 부부, 절친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남자, 떠난 남자를 다시 찾는 여자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비록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아홉 개의 이야기 중 하나쯤은 바로 내 얘기다. 이것이 객석으로부터 따뜻한 공감과 웃음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다. 코로나19에 지친 이들은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에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라 지난달 25일부터 '좌석 두 칸 띄어 앉기' 좌석제로 개막했다. 2015년에 창단된 극단소년은 한림연예예술고 1기 출신 멤버들로 구성된 젊은 극단이다. 연출가 이치민은 "사랑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각자의 자리를 찾아가며 내딛는 '한 발자국'에 대한 응원을 전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대학로TOM 2관에서 2월 14일까지. 러닝타임은 중간휴식 없이 2시간.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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