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낮술 판매금지에 "사적 권리" vs "감염 막아야"

17일까지 일반음식점 5천 곳 대상 낮술 판매 금지

(순천=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낮술을 팔지 말라고 행정명령이 떨어졌는데 어떡합니까? 힘들어도 참아야지요."

4일 전남 순천시의 한 콩나물국밥집 사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순천시의 낮술 판매금지 조치에 대해 이렇게 입장을 밝혔다.

5인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순천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이날부터 일반음식점 5천여곳을 대상으로 낮술 판매를 금지하고 나섰다.

낮술 판매 금지 시간은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상인들은 순천시의 행정 조치에 대해 대부분 수긍하는 입장이었지만, 일부는 "사적인 권리"라며 반대하기도 했다.

낮술 판매금지 조치를 모르고 식당을 찾은 일부 손님은 술을 주문했다가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한 식당 주인은 "술을 마시고 안 마시고는 지극히 개인적인 권리인데, 시가 무슨 권리로 막는지 알 수가 없다"며 "코로나로 손님이 뚝 떨어졌는데 낮술까지 못 팔게 하니 죽을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이날 하루 순천시에는 낮술 판매 금지에 항의하는 전화가 10여통 이상 걸려왔다.

순천시의 낮술 판매 금지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도 있다.

시민 김모씨는 "아무래도 사적인 모임을 하다 보면 술을 마시게 되는 만큼, 낮술 판매를 금지하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힘들지만,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효과를 보려면 사적 모임을 안 해야 하는데, 대부분 낮술을 마시는 자리가 사적 모임이어서 문제"라며 "식당에 현장 점검을 해보니 대부분 낮술 판매 금지에 수긍하는 편이었고, 조치를 강화해 감염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말했다.

순천시가 낮술 판매 금지라는 강경책을 들고나온 것은 조례동의 한 술집 사례 때문이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5시까지 영업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교묘하게 이용해 오전 5시부터 영업을 하는 모습이 사회적관계망(SNS)에 퍼지면서 문제가 됐다.

허석 시장도 전날 긴급 브리핑에서 조례동 식당 사례를 언급하고 "방역수칙을 어기고 행정명령을 비웃는 듯한 이러한 영업행위에 대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강력하게 제재할 것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감염병관리과로 업무를 일원화하고 낮술 판매를 단속하기로 했다.

낮술 판매 금지는 17일까지 2주간이며 이를 어길 시 감염병관리법에 따라 업주는 300만원 이하, 손님은 10만원 이하의 과태료 등을 부과하기로 했다.

순천에서는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종교시설을 방문해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지역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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