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쟁 앞둔 금융권 수장들 '플랫폼 강화' 한 목소리

4대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플랫폼 경쟁력 강화'
고객기반 확대·미래 경쟁력 확보 위해 절실
윤종규 "NO.1 플랫폼 도약"..조용병 "DT에 운명 좌우"
김정태 "생활금융 플랫폼"..손태승 "디지털 금융그룹"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 (각 행 제공)

4대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신년사를 통해 '플랫폼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고객 기반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디지털 혁신을 통해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다. 자체 개발은 물론 외부 인재 영입과 타 산업군과의 협력도 주저하지 않는 모양새다.

4일 국내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회장들과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내놓은 신년사를 보면 '디지털 혁신을 통한 플랫폼 강화'에 방점이 찍힌다. 금융권 수장들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기존 금융사와 경쟁을 넘어 빅테크와 직접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하였지만 금융플랫폼 혁신을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NO.1 금융플랫폼 기억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 기반의 고객, 상품, 채널 혁신을 통해 종합금융솔루션을 제공하고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디지털에 사활을 거는 상황에서 신한의 운명도 '디지털 전환'에 좌우될 것"이라며 "DT 구동체계를 바탕으로 모두가 한마음으로 혁신에 박차를 가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조 회장을 금융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개방성이 필요하다며 핀테크·빅테크 등 기업과 협력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플랫폼 금융'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플랫폼은 다수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시장 같은 공간으로 연결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며 "플랫폼 사업자의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기 전에 생활 플랫폼과 제휴해 손님들이 머물고 혜택을 누리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금의 금융업은 사람과 디지털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최첨단 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AI,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한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으로 플랫폼을 혁신하고 디지털 No.1 금융그룹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시중은행장은 보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강화 전략을 밝혔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스타뱅킹과 리브앱의 이원화 전략을,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역량개발과 인재 영입을 강조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영업현장에도 디지털을 접목시키겠다고 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연말 정기 조직개편에서 Biz, 디지털, 데이터, IT직원이 한 팀을 이루는 'KB형 플랫폼 조직'을 출범시켰다"며 "고객과 시장에 대응하는 속도를 높여 나감과 동시에 기존 디지털 사업자보다 혁신적이고 편리한 고객경험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스타뱅킹은 '맞춤형 개인은행'으로, 간편 앱 리브는 'MZ세대 특화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디지털 전환의 성공 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진 행장은 우선 데이터와 AI 역량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고 인재 영입의 문턱도 낮출 계획이다. 동시에 미래 역량 육성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금융지주와 함께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해 '신한'이라는 브랜드 중심의 플랫폼을 구축할 방침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2021년 첫번째 경영 키워드로 '디지털 혁신'을 꼽았다. 그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한다거나 특정 사업그룹의 일이 아니다"며 "은행 업무의 핵심 경쟁력을 디지털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WON뱅킹' 중심의 채널을 구축하고 인·아웃바운드 영업현장의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새해 첫 영업일마다 직원들을 직접 만난 지성규 은행장은 올해는 비대면으로 새해 인사를 나눴다. 그는 "금융의 변곡점을 돌파하고 디지털과 글로벌 시대를 주도하는 리더로 우뚝 서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