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표에도 백지 제출한 美 기자 "올해 HOF, 들어갈 사람 없다"

김동윤 2021. 1. 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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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 영예로운 명예의 전당 투표 자격을 처음으로 얻었음에도 백지를 제출한 기자가 있어 화제다.

4일(한국 시간) 매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집계하고 있는 라이언 티보도 씨는 114번째 표인 데이비드 스크레타 기자의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 매체 AP 통신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포함해 미국 캔자스시티 시의 스포츠 구단을 담당하고 있는 스크레타는 올해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 투표권을 얻었다. 명예의 전당 투표권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중 메이저리그 취재를 10년 이상 담당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만큼 기자 개인에게도 큰 영예다.

하지만 스크레타는 첫 투표권을 아무에게도 선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스크레타처럼 아무에게도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고 백지 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스크레타에 앞서 피츠버그 담당의 론 쿡, AP 통신의 지미 골렌, 밀워키 담당의 마이클 헌트, 뉴스데이의 스티븐 마커스까지 4명의 기자가 백지를 제출했다. 백지 표로는 5번째인 스크레타가 화제가 된 것은 첫 투표권을 가진 기자가 백지 표를 낸 것은 그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당연하게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스크레타는 이메일을 통해 "명예의 전당에 어울릴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 중 인성과 진실성 측면에서 명예의 전당 기준에 도달한 사람은 없었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명예의 전당에 갈 법한 기록을 지닌 후보에게는 도덕적인 면에서 결점을,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는 후보들은 명예의 전당에 갈 만한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고 얘기한 것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약물 논란의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 새미 소사, 매니 라미레즈, 인성 논란의 커트 실링 등이 꼽힌다. 이들은 명예의 전당에 어울릴 만한 충분한 성적을 거뒀지만, 해당 논란으로 '명예'의 전당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입성을 거부당하고 있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는 토드 헬튼, 스캇 롤렌, 앤드류 존스 등이 꼽힌다. 해당 선수들은 약물 논란이나 문제적 발언으로 큰 비난을 받은 적은 없다. 그러나 누적 기록이 아쉬운 것이 선뜻 표를 주기에 망설여지는 이유다.

뛰어난 수비를 지녔던 롤렌은 통산 70.1 WAR을 기록했음에도 아쉬운 타격 성적으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콜로라도 로키스 원클럽맨인 헬튼은 타자 친화 구장인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쓰는 1루수였음에도 통산 기록이 2,519안타 369홈런에 불과하다.

롤렌은 골드글러브 8회 수상의 명품 3루수였지만 타격 성적이 통산 2,077안타 316홈런, 존스는 골드글러브를 10회 수상한 최고의 중견수였지만 통산 타격 성적이 1,933안타 434홈런에 불과할 정도로 명예의 전당에 걸맞다고 보긴 어려웠다.

한편, 스크레타 기자의 투표 결과에 흥미를 보인 메이저리그 유명 기자들이 한 마디씩 보태면서 이 소식은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대표적으로 ESPN의 버스터 올니 기자는 "명예의 전당은 야구 박물관이지, 신성시되는 곳이 아니다"라며 기록을 보다 중시하길 원했다. 올니는 "명예의 전당 기준 중 하나인 인성 부문은 지난 수십년간 기본적으로 무시돼온 한물간 조항이었다. 그리고 그 인성 기준을 만들었다고 여겨지는 사람은 케네소 랜디스 초대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인데 랜디스도 백인만을 위했던 사람(인종차별자)이었다"라고 인성 기준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MLB 네트워크의 존 헤이먼 기자는 올니의 대척점에 있는 기자 중 하나였다. 헤이먼은 "정중히 올니의 의견에 반대한다. 명예의 전당은 단순히 벽돌로 만들어진 곳이 아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영예로운 곳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정행위를 한 선수들에게 명예를 주고 싶은 유권자가 있다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와 마찬가지로 성과의 진위 여부나 부정행위를 저울질하는 사람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덧붙이며 인성을 문제 삼은 스크레타를 두둔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라이언 티보도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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