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당 위원장' 올랐던 김정은, 당 대회로 '지위 격상'?
'백두혈통·대남 총괄' 김여정..'정치국 위원' 오를까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북한의 제8차 노동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위 격상' 이야기가 연일 흘러나오고 있다. 다만 이미 북한의 최고직함을 두루 겸하고 있는 김 위원장보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위상 변화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국가정보원은 오는 8차 당 대회를 계기로 김 위원장과 여동생 김 제1부부장의 지위 격상을 예측한 바 있다. 권력 구조를 개편하면서 '백두혈통'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1월 초순'으로 예고한 당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국정원의 과거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경우 이미 북한 내 당과 정부, 군에서 모두 최고 수위에 올라 있어 어떤 방식으로 그 지위가 높아질지는 미지수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5월 7차 당 대회를 통해 당의 최고지위인 '당 위원장'에 추대됐다. 그해 6월엔 국무위원회를 신설해 위원장직을 맡으며 당과 국가를 지도하는 현 체제를 완성했다. 군에서도 그는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호명되고 있다.
당시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군 계급이 '공화국 원수'에서 '대원수'급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북한에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만이 대원수 칭호를 갖고 있다. 김 주석은 80세 생일을 맞아 대원수 계급을 부여받았고, 김정일 위원장은 사망 직후 대원수에 추대됐다.
만일 김 위원장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대원수 칭호를 받게 된다면 전임 지도자들에 비해 매우 빠른 시기에 대원수에 오르게 된다. 다만 지도자에 대한 '신격화'를 반겨오지 않던 김 위원장이 대원수 칭호를 성급하게 달지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 위원장을 대원수로 승격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이미 당·정·군에 대한 장악력이 확고한 김 위원장이 무리하게 지위를 격상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또 대원수로의 승격은 사실상 지위 격상보다 '호칭 변화'로 보는 것이 옳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최근 어려운 환경 속 호칭 변경이 지위 격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원수 추대 가능성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지위나 호칭 등에 대한 변화로 주목을 끌기 보단, 인민에 헌신하는 이미지를 부각하려 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지난 당 창건일(10월10일) 연설 중 눈물을 보인 것과 같이 '애민 정신'을 드러낼 수 있는 모습을 준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김 위원장의 지위 격상에 대한 근거가 많지 않다"면서 "(특히) 대원수는 군에 상징적인 직함일 뿐 정치적 지위가 올라가는 것과는 무관하다"라고 설명했다.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위상 변화에 관해선 정치국 위원 진입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그 역시 당 직함과 무관하게 상당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지위 격상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해 4월12일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보선됐다. 이후 김 제1부부장은 대남·대미 담화를 자신의 명의로 발표하며 정치적 위상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음을 드러냈다.
북한 당국은 김 제1부부장을 '대남 총괄'로 언급했고, 우리 국정원은 '2인자'라는 표현을 써가며 달라진 위상을 나타냈다. 그렇기에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김 제1부부장의 직급이 역할에 걸맞게 격상될 지 이목이 쏠린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제1부부장이 정치국 위원으로 격상되거나 조직지도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라며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입증했고 대남·대미 업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제1부부장에게 당의 결정을 관철(집행)하는 역할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잘못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부장의 자리보단 제1부부장의 직함을 그대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carro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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