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샤를 드골호, 퀸 엘리자베스호 英·佛 항모전단 올해 동북아 진출..熱海로 바뀌는 남중국해

정충신 기자 2021. 1. 4.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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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핵추진 항모 샤를 드골호. 2019년 4월 벵골만서 미국 일본 호주 해군 함정과 연합훈련을 위해 이동하는 모습. . 미 해군 홈페이지 캡처
영국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과 미국 국축함이 태평양에서 함께 항해하는 모습. 사진 UK navy

영국 프랑스 나토 항모전단 올 1∼5월 동북아 해역 파견 대중국포위전선 구축

샤를 드골 핵항모전단 5월 난세이제도서 미·일·프 3국 첫 연합해상훈련 계획

영국 퀸 엘리자베스호도 올해 동북아 장기 파견 후 미·영·일 연합해상훈련

영국과 프랑스가 올 상반기 미국·일본 해군과 연합해상훈련을 위해 동북아 해역에 항모전단을 파견하기로 해 올해부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등 미국 동맹국의 대(對)중국포위전선이 본격적으로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월 핵추진 항모 샤를 드골호 등 프랑스 항모 전단이 동북아에 파견된다. 미국·일본·프랑스 3국의 연합해상훈련은 역사상 처음이다. 이에 앞서 영국 항모 퀸엘리자베스호도 올해 안에 동북아 해역에 파견돼 상반기 중 미국·일본·영국 3국 연합해상훈련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도 호위함 1척을 올해 안에 동북아 해역에 파견하기로 해 나토 핵심 국가들이 동북아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벌이며 대중국 포위전선을 한층 강화하는 모양새다. 영국과 프랑스 항모가 동북아에 파견될 경우 한국형 항모 건조계획을 갖고 있는 한국을 방문하는 등 우리 해군과 우호 관계를 과시하는 계기로 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맹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차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의 일본·호주·인도를 비롯해 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 등이 이에 합세해 대중국 포위전선을 강화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남중국해 바다는 중국 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 간의 대치로 뜨거운 바다, 열해(熱海)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샤를 드골호 미국 제외 유일한 핵추진 항모의 첫 동북아 진출

지난달 16일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9일 방일한 피에르 방디에 프랑스 해군참모총장은 야마무라 히로시(山村浩) 일본 자위대 해상막료장과 ‘프랑스·일본 협력로드맵 2019∼2023’에 서명했다. 프랑스는 헬기 상륙전단인 잔다르크 함대 외에 4만2500t급 핵항모전단을 함께 파견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산케이신문은 일본은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등 외딴 섬 탈환 작전과 유사한 연합훈련을 미국, 프랑스와 함께 처음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3국은 함정과 상륙 부대를 올해 5월 규슈(九州)와 대만 사이에 활 모양으로 펼쳐진 섬들인 난세이(南西)제도의 무인도에 집결시켜서 착륙·상륙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프랑스 해군은 사관후보생을 태운 헬기 탑재형 수륙 양용함과 프리깃함으로 구성된 훈련 함대인 잔 다르크함대를 올해 5월 일본에 기항할 계획이다. 프랑스 항모의 동북아 파견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훈련은 인도적 지원 및 재난 시 구조 활동을 명목으로 추진되지만, 항공기를 이용해 무인도에 착륙·상륙하거나 수륙양용차와 보트를 이용해 상륙하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대중국 압박용으로 해석된다. 동중국해의 무인도에서 3국이 연합 훈련을 하면 이는 센카쿠 열도의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앞서 샤를 드골호는 2019년 4월 벵골만에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함정과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는 등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2001년 취역한 샤를 드골호는 길이 261.5m, 폭 64.36m 만재 배수량 4만2500t으로 크기는 10만t급 규모 미국 항모의 절반 수준이지만 미국 항모전단 수준이다. 미국 항모가 핵공격 능력을 제거했기 때문에 핵공격 능력을 보유한 세계 유일한 항모이다. 미국 외에 핵추진 항모는 샤를 드골호가 유일하다. 레이더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스텔스 방식으로 건조됐다. 최대 속도 시속 50km 승조원 1900명, 라팔 전투기와 조기경보기 28∼40기 등 함재기를 탑재하고 호위함 2척과 핵공격잠수함 1척이 호위한다. 지난해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함 내 감염으로 비상이 걸렸던 샤를 드골호가 앞으로 코로나19 확산 변수만 없으면 동북아에 조만간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샤를 드골호와 잔다르크함은 각각 일본 7함대 기항인 사세보(佐世保)항과 도쿄(東京) 인근 요코스카(橫須賀)항에 분산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퀸 엘리자베스호 이르면 1월 중 파견…영국 항모 동북아 파견은 역대 3번째

지난달 16일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영국 퀸 엘리자베스호가 이르면 올해 1월 동북아 해역에 진출, 동중국해를 비롯한 서태평양지역 장기파견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3∼5월 미·영·일 연합해상훈련을 동북아 지역에서는 처음 개최한다. 영국 항모의 동북아 지역 파견은 1992년 임플래커블, 1996년 아크로열 항모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퀸 엘리자베스호가 동북아에 진출하면 사세보항에 기항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동북아는 미국과 나토 보유 항모들로 채워지게 된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달 5일 영국 해군이 올 초 일본 인근 해역에 퀸 엘리자베스가 포함된 항모 전단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항모 전단은 일본 난세이(南西)제도 주변을 포함한 서태평양에서 미군 및 일본 자위대와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퀸 엘리자베스 항모의 아시아 파견 시기는 올 초, 올해 3∼5월, 올해 말 등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2017년에 취역한 퀸 엘리자베스호는 영국 해군 사상 최대급 함정으로 배수량 6만5000t, 길이 280m로 샤를 드골호보다 크다.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를 비롯, 각종 헬기 등 40여 대의 함재기를 탑재하며, 전시에는 최대 60대의 각종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다.

◆나토 항모전단 동북아 파견 배경

영국 프랑스 항모전단 외에 독일도 7000t급 호위함 1척을 올해 동북아에 파견할 계획이다. 미국은 이참에 해군 1함대를 부활시켜 남중국해를 포함한 남서태평양을 관할하도록 하고 기존 7함대는 동중국해와 서북 태평양을 담당하도록 하는 전략 구상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반접근거부전략 (A2/AD)에 대한 대응방안이다.

샤를 드골 항모전단 동북아 파견 배경에는 프랑스가 뉴칼레도니아, 폴리네시아, 왈리스 푸투나, 마요트 등 태평양과 인도양에 해외 영토를 갖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프랑스는 항모전단과 핵잠수함까지 남중국해 투입해 미국 등 동맹국과 함께 중국 포위작전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퀸 엘리자베스호의 동북아 진출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제2의 영·일 동맹’ 차원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국제정치 전문가인 이춘근 박사는 언론 기고문에서 “세계 정치의 변화는 영국과 일본으로 하여금 ‘제2의 영·일동맹’을 요구하고 있다”며 “마치 118년 전인 1902년 영국이 러시아의 극동 진출을 제어하기 위해 일본과 동맹을 맺었던 역사가 다시 반복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남중국해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연합국가들이 포진한다는 것은 미국이 더 이상 중국의 무력 팽창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는 “올해 신축(辛丑)년을 맞아 ‘신축조약(베이징 의정서)’이 체결된 지 120년 만에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당시 상황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과의 강화를 통해 ‘반중(反中) 연합전선’ 구축 전략을 추진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열강 11개국은 1901년 9월 7일 반제국주의를 기치로 내건 의화단(義和團) 운동을 계기로 중국 청나라를 압박해 불평등 조약인 신축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열강 11개국은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러시아, 이탈리아, 일본,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 등이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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