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대체투자 규모 48조원..7.5조원 '투자주의' 분류
증권사 자체 부실·요주의 분류, 전체의 15.7% 차지
코로나19 장기화에 투자 손실 우려 높아져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지난 2017년 이후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해외 오피스빌딩·호텔·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대체자산 투자를 경쟁적으로 확대한 결과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가 4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증권사가 부실·요주의로 분류한 투자 건은 15.7%(7조5000억원) 수준이다.
해외 대체투자는 규모가 크고 중도환매가 어렵기 때문에 부실화될 경우 증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해 투자자보호를 위한 내부 통제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현황 및 향후 대응방안’에 따르면 증권사 22곳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48조원으로 총 864건을 투자하고 있다. 이 중 부동산이 23조1000억원(지난해 4월말 기준), 특별자산에 24조9000억원(지난해 6월말 기준)을 투자 중이다.
증권사는 해외대체 투자 중 31조4000억원은 투자자에게 재매각했고, 16조6000억원은 직접 보유하고 있다. 직접 보유분은 22개 증권사 자기자본(55조8000억원)의 30%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신규 수익원 창출 노력을 위해 2017년이후 해외 대체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2016년 이전에는 2조1000억원에 불과했던 투자규모는 △2017년 5조2000억원 △2018년 12조4000억원 △2019년 24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4월기준 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으로 투자규모가 다소 정체하는 모양새다.
투자 지역은 미국이 17조7000억원(37%)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영국 5조2000억원(11%)·프랑스 4조2000억원(9%) 등 주로 선진국 위주였다. 투자 대상은 부동산의 경우 오피스(12조2000억원, 53%), 호텔·콘도(4조5000억원, 19%) 등에 투자했고, 특별자산은 발전소(10조1000억원, 41%), 항만·철도(4조3000억원, 17%) 등에 주로 투자했다.
코로나 장기화에 손실 우려…부실 분류 7조5000억원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원리금 연체 등 발생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투자로 분류하거나 원리금 연체 발생이 클 것으로 분류한 건은 7조5000억원이다. 이는 전체 투자규모의 15.7% 수준이다. 해외부동산이 4조원, 해외 특별자산이 3조5000억원이다.
증권사가 직접 보유한 16조6000억원 중에서 부실·요주의 분류 규모는 2조7000억원(16%)이다. 투자자 대상 재매각분 31조4000억원 중에서는 4조8000억원(15.5%)다. 특히 재매각분 중에서 역외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파생결합증권(DLS)의 부실·요주의 규모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DLS 발행액 3조4000억원의 68%에 달한다.
금감원은 향후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국가간 교역 축소 등의 영향으로 호텔, 항공기, 무역금융채권 등 투자관련 추가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금감원은 해외 대체자산 투자·재매각 실태에 대한 자체점검을 실시했고, 점검결과를 각 증권사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점검결과 현지실사 보고체계 미흡, 역외펀드 기초 DLS 발행시 위험검증 절차 미비 등 일부 업무절차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금감원은 해당 증권사에 업무절차 개선 필요사항에 대해 보완을 요청했다.
아울러 증권사가 대체투자시 준수해야 할 내부통제, 위험관리 기준 등을 제시하는 모범규준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또 환매 연기 등 부실 발생 투자에 대해 점검을 강화하고 역외펀드 기초 DLS실태, 업무처리절차 점검 등을 금감원 2021년도 증권사 중점 검사사항에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추가 투자손실이 우려됨에 따라 금감원은 투자손실 등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반기에 1회 주기적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소연 (sy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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