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최남단에 찾아온 '사연 있는 황새'

이효상 기자 2021. 1.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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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러시아에서 구조해 방사한 멸종위기종 황새 1마리가 한반도 최남단에서 발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가 지난해 현지에서 방사한 황새 1마리를 전라남도 해남에서 최근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황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전 세계에 3000여마리만 남아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11월 105마리, 12월 90마리의 황새가 발견된 바 있다. 국내에서 발견되는 황새는 철새와 텃새로 나뉜다. 텃새 황새는 1971년을 마지막으로 발견되지 않다가 2015년 복원 작업을 통해 현재 야생에서 서식하고 있다. 철새는 러시아 동북부인 시베리아·아무르강, 중국 동북부 지방에서 번식하다 겨울철 한국을 찾는다.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가 지난해 6월 구조한 탈진 상태의 새끼 황새. 출처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


이번에는 러시아에서 온 철새 무리에서 ‘사연 있는 황새’가 발견됐다.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는 지난해 6월 극동 러시아 프리모르스키지역에서 탈진한 어린 황새 1마리를 구조했다. 재활센터에서 회복과정을 거친 황새는 지난해 8월 항카호 북부지역의 예브레이스카야 자치주에서 방사됐다. 이후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 연구진은 방사 황새들의 이동경로를 주시해왔고, 한반도 이동을 확인해 한국-러시아 황새 보전 공동연구 기관인 국립생태원에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가 지난해 8월 러시아 예브레이스카야 자치주에서 구조한 황새를 방사했다. 출처 세계자연기금 러시아지부


국립생태원 연구진도 지난달 25일 전남 해남에서 월동 중인 황새 18마리를 발견하고, 가락지 식별을 통해 이중 1마리가 러시아 지부에서 방사한 황새임을 확인했다. 이 황새는 지난해 8월 러시아에서 방사된 이후 한반도 북부와 전북 김제를 거쳐 전남 해남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황새의 도래는 한·러 양국이 기울인 노력의 작은 결실”이라며 “한·러 공동연구 대상지인 프리모르스키 지역에서 구조된 개체가 한반도로 이동했다는 사실은 황새 보전을 위한 국제적인 공조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재확인시켜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2월 황새 생태축 보전을 위한 한·러 공동연구 현정을 시작으로, 러시아 주요 황새 번식지 개선과 이동경로 연구를 수행중이다. 지난해 3월에는 황새 번식지 개선을 위해 러시아 항카호 습지 및 두만강 유역에 총 8개의 황새 인공둥지탑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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