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권력 부패와 독재 막아내야 할 2021년

기자 2021. 1. 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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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르네상스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는 '부패(corruption)는 곧 생성(generation)을 가져온다'면서 우주의 모든 변화 과정은 직선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원형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미증유의 역병 코로나19와 참을 수 없는 법치 논란으로 불안과 고통, 좌절과 절망, 배신과 원망으로 점철된 2020년이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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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동 문학평론가 서강대 명예교수

이탈리아 르네상스 철학자 조르다노 브루노는 ‘부패(corruption)는 곧 생성(generation)을 가져온다’면서 우주의 모든 변화 과정은 직선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원형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미증유의 역병 코로나19와 참을 수 없는 법치 논란으로 불안과 고통, 좌절과 절망, 배신과 원망으로 점철된 2020년이 저물고 새해가 밝았다.

돌아보면, 지난 1년은 다른 무엇보다 눈물과 피땀으로 건설한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치가 너무나 참담했다. 적폐청산이란 이름의 보복 정치로 3년 세월을 보낸 문재인 정권은 스스로 부패한 징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불행히도 그것은 사회정의를 외쳤던 조국 전 법무장관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를 기점으로 ‘내로남불’ 신조어가 전국으로 번지고 문 정권을 위기에 빠뜨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역병이 문 대통령을 구해줬다. 코로나는 광장에 ‘재인산성’을 쌓아 저항하는 국민의 입을 막았다. 그뿐이 아니다. 나라가 역병으로 인한 위기 국면에 빠지자 국민은 4·15 총선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주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 정권은 이를 ‘장기집권을 위한 세력 구축’의 기회로 삼아 ‘독재 정치’의 민낯을 보였다. 정부·여당은 부동산 폭등 문제를 초래한 임대차 3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 대한 야당의 거부권 박탈,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는 대북전단금지법 등을 180석 가까운 의석으로 밀어붙였다.

이런 과정에서 정부와 집권당의 반민주적인 폭주와 헌법적 가치를 지키려는 검찰과의 갈등은 후진적일 뿐만 아니라 점입가경이었다. 문 대통령이 임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러한 위법적 사태를 보고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통령이 지시한 대로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자마자 그는 축출될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새로 등장한 법무장관의 저급하고 치졸한 모습은 조선시대 주초위왕(走肖爲王)과 기묘사화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검찰개혁이란 말을 법과 유리된 의미에서 계속 주장했지만, 법은 국민의 동의를 얻어서 만든 것이고 그것은 윤리와 도덕적 의미도 함께한다. 그래서 아직은 불의에 저항하는 여론과 사물을 제대로 보고 정의를 실현하는 파수꾼 같은 정예 판사들이 있기에 국민은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집권 4년 가까이 보내면서 이렇게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은 그의 정치가 인간애, 즉 공자가 말한 인(仁)이 결핍해 있고, 현실보다 관념적인 세계에 기울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루트비히 포이어바흐는 ‘가장 위대한 정치는 인간적인 정치’라 했고, 독일 시인 하이네는 ‘정치에서도 실생활에서처럼 무엇보다 먼저 실현 가능한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관념 속에서 현실과 유리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회’를 만들려는 욕망이 독재의 필요성을 불러왔을지도 모른다.

새해에 온 국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더는 국민을 내 편과 네 편 이분법으로 나눠 ‘그들’만의 대통령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2021년 새해에는 코로나와 함께 ‘패거리 정치’도 물러가고 민족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음악과 같은 화합의 정치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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