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활치료센터 3주째 미확정..기숙사생 86.6% "퇴거 불가"
"주변 건물 많아 적절한지 의문"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이 코로나19 확진자 수용을 위한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기로 한 가운데 서울대는 학생 등 구성원 다수가 우려를 나타내며 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를 대행하는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가 지난달 18일~21일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3198명의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2484명이 기숙사인 관악학생생활관(관악사) 동원에 대해 '현재 거주하는 학생들의 거취가 문제되기 때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일부 동만 사용하더라도 기숙사동 인구분포가 밀집된 형태이기에 다른 동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응답이 1904명, '학교에 조성돼 있는 연구공간이 퇴거 시 보장되지 못하기 때문' 응답이 1805명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설문에 참여한 관악사 거주생(1778명) 중 86.6%가 경제적, 상황적 여건으로 기숙사 퇴거가 불가능하다고 응답했다.
학생회는 이같은 설문 결과를 제43차 코로나19관리위원회 회의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고 각 위원에게 메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학생회는 "학교측과 서울시는 호암교수회관을 2월 20일까지 생활치료센터 운영하는 방안으로 협상을 진행했고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기숙사 대신 호암교수회관만을 제공한다고 해도 계절기간 지방학생들의 숙박 문제, 사생들의 불안 등 문제가 예상된다"고 했다.
서울대는 서울시로부터 생활치료센터 활용 협조 요청을 받고 지난달 16일부터 활용 방안을 협의하고 있지만 3주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 측은 "(서울대) 시설이 고립돼 있지 않고 주변에 교수 아파트, 어린이집 등 건물이 많아 치료센터로 적절한지 의문이 있다"며 "막바지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활치료센터의 경우 호텔, 모텔 등 숙박시설과 대학 기숙사, 기업 연수원 등 개별적으로 독립된 방 안에서 생활할 수 있는 곳에 요청하고 있다"며 "주변에 다른 건물이 있어도 큰 문제가 되진 않고 시설 전체를 격리 보호할 여건만 갖춰지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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