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도 타는 극강의 신뢰도.. 헬기의 끝판왕(?) 블랙호크
이 기종이 잘나가는 이유는 기본형인 'UH-60 블랙호크'의 명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UH-60은 1979년에 미 육군이 처음 운용하기 시작했으니 40년이 넘은 기종인데 아직도 팔팔한 현역이고 전 세계적으로 애용되고 있다. 주한미군이 용산 기지에서 운용하는 블랙호크는 서울 상공에서 심심치 않게 날아다니고 있다. UH-60은 우리나라 육군과 공군도 이미 쓰고 있고 이를 해군도 파생형을 선택해 운용에 합류했다.
중국은 미국과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1980년대 중반 블랙호크의 민간용(S-70)를 수입해 인민해방군이 사용했는데 특히 서부 고산지대(신장위구르, 티벳 고원)에서 병력 및 물자 수송용 헬기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서방 국가의 무기 금수 조치가 내려지면서 중국 정부는 자체 개발에 나섰다. Z-20이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였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던 시기에 중국의 가장 중요한 군사 행사에서 미국의 베스트셀러 군용 헬기(UH-60) 아류작인 Z-20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블랙호크가 당분간 '헬기의 끝판왕'임을 알리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UH-60 사례는 기본형 플랫폼 개발의 어려움과 성공 시 상당한 보상이 뒤따르는 현실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자체 개발한 중형 기동헬기인 'KUH-1 수리온'이 있다. KUH-1은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의 'AS532 쿠거' 기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우리 고유의 디자인 설계가 상당히 적용됐다. 따라서 수리온과 쿠거는 겉모습이 뚜렷히 구별된다. 수리온은 이처럼 새로운 설계를 적용하는 과정을 비롯된 항공역학과 무게중심 배분 등에서 크고 작은 문제점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비행 중이던 기체에 진동 제어 문제가 생겨 급히 비상착륙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행착오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수리온은 블랙호크를 상대로 국제 무기 시장에서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수리온은 필리핀 수출을 목전에 두고 블랙호크에 역전패당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18년 6월 방한했을 때 직접 수리온 시승 체험까지 하는 등 수출 전망이 밝았으나 불과 한 달여 뒤에 수리온 파생형인 마린온(해병대 기동헬기)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의 여파로 필리핀 정부는 블랙호크로 방향을 돌렸고 이듬해 초 결국 도입을 결정했다.
앞서 얘기한 우리나라의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 기종으로 블랙호크 파생형인 MH-60R를 선정한 배경에도 이 기종의 충분히 검증된 성능, 즉 다른 나라에서 잘 쓰고 있는 것에 대한 믿음이 한몫했다. 수리온도 해상작전용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군은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을 일찌감치 해외 도입으로 결정지어 김이 빠졌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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