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비 10만원만 받아요" 믿고 고양이 데리러 갔는데..직원 "착각했어요"

이상규 2021. 1. 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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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고 싶지만 털 알레르기가 있는 직장인 여성 A씨(31)는 인터넷 검색 도중 털이 없는 스핑크스 고양이가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분양 가격을 검색해보니 대부분 100만원이 훌쩍 넘어갔다. 그런데 책임분양 10만원만 받는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 함께 적혀 있는 연럭처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B씨도 인터넷에 올린 글 대로 "책임비 10만원만 내면된다"고 일단 오라고 했다.

현장을 방문한 A씨, 그런데 B씨는 다른 소리를 한다. 다른 고양이로 착각했다며 먼 길을 왔으니 130만원에 해주겠다는 것이다.

A씨는 망설이다 결국 발을 돌렸다.

직장인 C씨(32)는 인터넷에 올라온 푸들 사진이 마음에 들어 입양하기로 결정하고 업체를 찾아갔는데 다른 강아지를 소개해줘 낭패를 봤다. 이유는 그 강아지는 이미 팔렸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A씨나 C씨 같은 피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가정묘 무료분양' '가정견 무료분양' '책임비만 받아요' 라는 제목의 글이 쉽게 올라온다.

이중에는 여러 사정 때문에 소액의 책임비만 받고 실제로 분양하는 곳도 있지만 적지 않은 업체들이 이런 문구로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게시글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면 "책임비를 내고 강아지를 분양하면서 1~2개월 잘 키우면 다시 돌려준다는"고 대부분 안내한다.

하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고 분양숍을 가면 "직원이 잘못 알았다" "이왕 오셨으니 그럼 할인을 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일부는 결국 비용을 지불하고 데려가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저렴한 책임비로 고객을 유인해 방문시 수십만원을 요구하는 것은 엄연한 호객행위"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좋은 마음으로 실제 무료 분양을 하거나 소액의 책임비만 받고 분양하는 업체들까지 피해를 준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만 보고 가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속 강아지나 고양이가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예쁜 강아지나 고양이 사진을 올려놓고 고객이 숍을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 한 후 그 고양이나 강아지는 이미 분양됐다고 하는 수법으로 다른 반려 동물을 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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