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첫 폭로 후 처벌받은 中의사, 숨지고 나서야 이어진 추모 행렬

유병훈 기자 2021. 1. 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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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중국 우한(武漢)에서 시작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당국에 끌려가 처벌받은 후 코로나19에 걸려 숨진 의사 리원량(李文亮)에 대해 지난 3일 중국 네티즌들이 뒤늦게나마 추모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네티즌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내부 고발자'인 그를 1년 전 '유언비어 유포자'로 처벌한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로 해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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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의 코로나19를 고발하고 숨진 의사 리원량. 웨이보 캡처/연합뉴스

1년 전 중국 우한(武漢)에서 시작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으로 알렸다가 당국에 끌려가 처벌받은 후 코로나19에 걸려 숨진 의사 리원량(李文亮)에 대해 지난 3일 중국 네티즌들이 뒤늦게나마 추모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네티즌들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내부 고발자'인 그를 1년 전 '유언비어 유포자'로 처벌한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로 해석하고 있다.

4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전날 수백명의 중국 네티즌이 리원량의 웨이보 페이지에 추모와 감사의 글을 올렸다. 네티즌들은 "당신은 1년 전 오늘 처벌 받았다. 잘못된 처사였고 우리는 이를 기억한다" "천국에서는 어떠한 처벌도 없기를 바란다" "'건강한 사회는 하나 이상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는 당신의 말을 기억할 것" 등의 글을 올렸다.

또 일부 네티즌이 리원량 등 8명이 유언비어 유포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1년 전 '후베이일보' 기사를 찾아내 인터넷에 올려놓자, 당시 사실을 루머라 치부하며 내부고발자들을 징계한 당국을 비판하는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이에 후베이일보가 해당 기사를 뒤늦게 삭제했지만 네티즌들은 "기사는 지울 수 있지만 역사는 지울 수 없다. 수치심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우한 지역 의사였던 리원량은 지난 2019년 12월 30일 우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새로운 유형의 폐렴이 돌아 7명이 감염됐다는 사실을 의대 동창생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에 올렸다가 유언비어 유포자로 몰려 지난해 1월 3일 경찰에 불려갔다. 경찰은 그가 유언비어를 퍼뜨려 사회질서를 해쳤다며 '훈계서'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그가 알린 새로운 유형의 폐렴은 코로나19로 밝혀졌고, 현지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경찰에 소환된 직후 리원량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다가 감염된 것이다. 결국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해 2월 7일 그는 3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의 사망에 당시 세계보건기구(WHO)가 트위터를 통해 "리원량의 죽음에 매우 슬프다"며 "그가 바이러스(퇴치)를 위해 한 일을 기릴 필요가 있다"고 애도하기도 했다.

우한 경찰은 그의 사망 두 달 가까이 지나서야 그의 가족에게 공식 사과하고 그에 대한 처벌을 취소했다.

이후 그해 4월 후베이성 정부는 코로나19의 희생자이자 영웅이라며 그를 순교자로 선포했고, 7월에는 중국 외교부가 '리원량은 안과의사이지 내부고발자가 아니며 구금된 적도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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