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앤트레터] 코로나에 날개단 코스트코..5개 비밀병기는

박용범 2021. 1. 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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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월요일 아침이 밝았네요.

자이앤트 구독자 여러분 모두 소망하시는 것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순위 변화는 위기가 닥쳐야 생깁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쓰나미가 닥치면, 국가든 기업이든 실력이 드러나게 되죠.

새해 들어 속속 발표될 숫자들을 보면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순위 변동이 있을 듯 합니다. 국가별 GDP 순위에 큰 변동이 오는 것은 물론, 살아남은 기업, 살아남을 기업과 사라질 기업, 사라진 기업이 분명히 구분되겠죠.

유통 분야에서도 지난해 큰 변화가 있었죠.

특히 디지털화에 얼마나 적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재래식 오프라인 유통업체(brick and mortar) 기업들에겐 가장 힘든 한해였죠. 하지만 예외도 있습니다. 코스트코(Costco)가 대표적이죠.

오프라인 기반의 코스트코가 오히려 더 성장한 것은 팬데믹 이후 유통의 미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코스트코가 미국 인디애나주 메르디앤(Merdian)에 최근 개장한 매장 전경 [자료=costco.com]
코스트코는 2020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이 1632억 2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대비 매출이 9.3% 증가했습니다. 2019회계연도 성장률(7.9%)보다 오히려 더 높아졌습니다. 2020회계연도 매출, 순이익은 금융데이터 기업인 리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른 매출 전망치보다 각각 0.95%, 2.05%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습니다.
분기별로 보면, 최근 들어 성장률이 두드러지게 높아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1회계연도 1분기 매출(2020년 9월~2020년 11월 22일, 12주)은 432억 800만 달러를 기록, 16.6% 늘어났죠.

순이익은 2019회계연도에 36억 5900만 달러에서 2020회계연도에 40억 200만 달러로 9.4%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7억 3700만 달러에서 54억 3500만 달러로 14.7% 증가했죠.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지역에 최근 문을 연 코스트코 기업형 매장인 비즈니스센터 [자료=costco.com]
'공룡기업' 코스트코가 팬데믹에서 화려하게 변신에 성공하는 것은 5가지 요인이 있다고 봅니다.

첫번째는 그간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온라인 사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입니다.

코스트코는 온라인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성장률만 공개하고 있는데요. 2020회계연도 4분기, 2021회계연도 1분기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6%, 86.4% 증가했습니다.

2020회계연도 연간 성장률이 23.1% 였음을 감안하면, 최근 급등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당연히 예상할 수 있듯이 팬데믹 영향입니다. 전세계에서 같은 물건을 같은 가격에 팔면서도 각 시장에 특화된 온라인 몰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 닭고기, 우유, 바나나 등 신선식품을 판매 중인 코스트코 미국 온라인 마켓 [자료=costco.com]
다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육류, 과일 등 신선식품 온라인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국내에서 마켓컬리 붐과 비슷하게 코스트코가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것이죠. 당일배송 등 공격적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습니다. C+R리서치에 따르면 신선식품 분야 온라인 주문 고객의 69%는 코로나19 사태로 첫 주문을 한 사람이었습니다. 또 이런 경험자의 절반 이상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계속 온라인 주문을 할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코스트코가 최근 개장한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Surprise) 매장 [자료=costco.com]
두번째는 물류 사업 투자입니다.

코스트코는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3월 백화점그룹인 시어스(Sears)로부터 이노벨 솔류션(Innovel Solutions)라는 물류 회사를 10억 달러에 사들였죠.

이 회사는 코스트코, 시어스와 같은 대형 유통기업 외에 미 육군, 공군 등 군사 물류를 커버해온 회사입니다. 코스트코가 판매하는 대형 가구, 운동 기구 등 각종 코스트코 온라인 판매 제품을 미 전역으로 신속히 배송하는 것을 목표로 인수했죠. 미국 본토 외에 하와이, 알래스카까지 커버하는 이노벨 솔류션은 주문의 93%는 24시간~48시간에 배송이 가능한 물류 기업입니다.

이노벨의 미국 물류 커버리지 지도. 이노벨 측은 전국 가구 85% 를 대상으로 24시간~48시간 배송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자료=innovelsolutions.com]
세번째는 '집토끼 지키기' 전략입니다. 코스트코의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요.

연회비 갱신 비율이 90.9% (미국, 캐나다 기준)에 달합니다.

연회비를 내는 회원 숫자가 최근 크게 늘었습니다. 유료 회원수(이하 회계연도 기준)는 ▲2016년 4760만 명 ▲2017년 4940만 명 ▲2018년 5160만 명 ▲2019년 5390만 명 ▲2020년 5810만 명으로 매년 200만 명 안팎 증가하던 유료 회원수가 최근 1년 사이에 420만 명이 늘었죠. 2020회계연도에 연회비 수입만 35억 4100만 달러를 기록했죠.

코스트코가 미국 미시간주 미드랜드(Midland)에 최근 개장한 매장 전경 [자료=costco.com]
주목할 점은 전체 매출에서 연회비 수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는 점입니다. 연회비 수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27% ▲2017년 2.26% ▲2018년 2.27% ▲2019년 2.24% 를 기록했다가 ▲2020년 2.17%로 하락했죠.

회원이 최근 훨씬 빠르게 증가했는데, 이 비중이 감소한 것은 회원 1인당 소비가 늘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네번째는 매장당 수익성 극대화 전략입니다.

코스트코의 최근 매출 성장이 매장을 많이 늘린 탓일까요?

분기마다 전세계에서 약 10개 안팎 매장을 새롭게 오픈하고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매장당 매출(이하 회계연도 기준)을 보면 ▲2016년 1억 5900만 달러 ▲2017년 1억 6300만 달러 ▲2018년 1억 7600만 달러 ▲2019년 1억 8200만 달러 ▲2020년 1억 9200만 달러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코스트코 매장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 고객 [자료=costco.com]
코스트코를 월마트 실적과 비교해볼까요?

최근 3년 평균 매출 성장률은 월마트가 3.49%를 기록한데 비해 코스트코는 9.22%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임직원 1인당 매출은 월마트가 23만 8100만 달러, 코스트코가 77만 7440만 달러로 3배 이상 높습니다. 1인당 순이익은 월마트가 8973달러, 코스트코가 2만 159달러를 기록 중입니다.

다섯번째는 해외 사업 강화입니다.

코스트코의 또 다른 성장 엔진은 아시아 등 미국, 캐나다를 제외한 시장입니다.

현재 전세계에서 803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요. 미국(558개), 캐나다(102개) 비중이 82.2% 입니다. 멕시코(39개), 영국(29개), 일본(27개), 한국(16개), 대만(14개), 호주(12개), 스페인(3개), 프랑스(1개), 중국(1개), 아이슬랜드(1개) 등에서 매장을 운영 중입니다.

그런데 영업이익률은 미국(2.97%), 캐나다(3.83%)에 비해서 기타 지역(4.25%)이 높은 편입니다. 알짜 해외 사업을 늘린 것이 전체적인 수익성 개선에 적지 않은 뒷받침 역할을 하고 있죠.

미국 뉴저지주 체리힐(Cherry Hill) 매장 전경 [자료=costco.com]
팬데믹 초기인 지난해 3월 280달러가 붕괴됐던 주가는 지난해 말 376.78 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장 분석 커뮤니티인 '시킹알파'(Seeking Alpha)에 따르면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33명 중 14명(42.4%)은 적극 매수, 7명(21.2%)은 매수, 10명(30.3%)은 중립, 2명(6.1%)은 매도 의견을 표시했습니다.

'리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32명 중 8명(25%)이 적극 매수, 13명(40.6%)이 매수, 11명(34.4%)이 보유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코스트코의 2020년 주가 흐름. 2020년 마지막 거래일에 376.78 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자료=구글]
코스트코는 분기 단위는 물론 월간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오는 6일(현지시간) 지난 12월 실적을 공개합니다. 11월 이후 팬데믹이 심화됐고, 긴 겨울이 예고됨에 따라 두 자릿수 매출 신장세가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박용범 매일경제 뉴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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