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레이스 시작.. 지금부터는 110m 허들경주" [차 한잔 나누며]
"2021년은 '파리협약' 이행 원년
지금까지는 100m 달리기와 같아
전세계, 한국 탄소배출 감축 주시
탄소중립 이젠 반드시 달성해야
미래세대 위해 R&D 더 투자도"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기후변화대사실에서 만난 유연철 기후변화대사는 신년부터 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 이행기에 접어드는 의미를 이같이 짚었다. 교토의정서 체제(구체제)를 대신해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신체제)은 2020년까지 가입국들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제출하고, 신년부터 본격 이행에 들어간다. 한국은 이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제출했다. 이른바 ‘2050 탄소중립’이다.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의 새로운 장으로 들어서는 2021년, 한국은 P4G 정상회의(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 연대를 위한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환경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의 도약이다. 미국에선 환경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다.
국내 대표적인 환경외교 전문가이자 유엔기후변화협약이행부속기구(SBI) 부의장인 유 대사는 “탄소중립 목표는 가능하냐의 문제가 아닌 반드시 달성해야만 하는 과제”라며 “환경이 외교의 주요 의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1년은 파리협약 이행 원년이다.
“‘그린 레이스’가 시작되는 첫해다. 100m 달리기에서 110m 허들 달리기로 종목이 달라졌다. 종전에는 예상 배출치를 공약했는데, 한국은 NDC를 제출하면서 2030년까지 2017년 배출량 대비 24.4%를 감축하겠다는 절대량 감축 방법으로 선제적으로 전환했다.”
―지금까지 이행 성적은.
“1992년 기후변화협약이 출범했다. 한국은 1990년 2.9억t의 온실가스를 배출했고, 2017년에는 7.1억t을 배출했다. 감축량으로만 보면 성적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 체제에 적응하기 위한 여러 프로그램에 적극 나서고 있다. 파트리시아 에스피노사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이 한국의 이번 감축목표 갱신안에 야심차다(ambitious)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 첫날 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한다고 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협약에서 탈퇴할 때 미국 내부에서 반발이 많았다. 미 국내 에너지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미국이 탈퇴하면서 유럽연합(EU)이 상당 부문 기후변화 리더십을 선점했다. 하지만 미국의 복귀로 다시 변화가 생기고, 세계 기후변화 논의도 더 탄력을 받을 것이다.”
―기후변화대응 체제 내 한국의 위치는.
“구체제에서 한국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됐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로서 개도국으로 분류되는 데 대해 갈등이 있었다. 신체제에서 선진국, 개도국의 감축 의무 구분은 없고, 국가 스스로 목표를 정한다. 개도국의 선도주자인 한국은 늘 주목을 받는다. 선진국 그룹에선 한국이 선제적으로 감축해주길 원하고 개도국도 모델로서 한국을 주시한다.”
―2050 탄소중립 목표는 달성 가능한가.
“달성 가능하냐가 문제가 아니다. 해야만 하는 과제다. 어떻게 달성하느냐에 대한 건설적 토론이 필요하다.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기술 발전 노력을 하면 그게 국가경쟁력이 된다. 현 세대는 미래 세대에 환경에 대한 빚을 지고 있다. 우리 세대가 이를 갚으려면 기술개발(R&D)에 더 투자해야 한다.”
―P4G 정상회의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지난해 코로나19로 한 차례 미뤄졌는데, 올해 5월에는 개최될 것이다. 파리협약에서 각국에 자율권을 줬기 때문에 목표에 미흡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목표 상향과 이행 촉구가 이번 P4G 정상회의의 과제다. 올해 말 영국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선 이를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목표 상향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
―지난해 9월 영국 외무장관 방한 때도 기후변화 문제가 외교장관 간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기후변화가 외교의 주요 의제가 된 것이다.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이 기후변화특사로 지명된 것만 봐도 이같은 흐름을 알 수 있다. 바이든 시대엔 기후변화 이슈가 국무부로 많이 흡수되고, 외교정책과 국가전략의 우선과제로 추진될 것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가 왜 반란군 됐나" 국회 투입 군인들, 극심한 스트레스 시달려
- “걔는 잤는데 좀 싱겁고”…정우성, ’오픈마인드‘ 추구한 과거 인터뷰
- 9초 동영상이 이재명 운명 바꿨다…“김문기와 골프사진? 조작됐다” vs “오늘 시장님과 골프
- “전현무가 이상형” 홍주연 냅다 고백…아나운서 커플 또 탄생?
- 마흔 다 된 국민여동생…문근영, 살 찐 이유는 “인생 즐겼다”
- “우파 옹호하면 머저리냐”…‘계엄 환영→사과’ 차강석, 해고 통보 받았다
- 집들이서 친구 남편이 성추행, 남편은 친구와... 부부동반 만남의 '막장 결말'
- 한국 여학생 평균 성 경험 연령 16세, 중고 여학생 9562명은 피임도 없이 성관계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