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美 슈퍼 부양책' 한국 증시 영향은?
김정훈 기자 2021. 1. 4. 05:55
[머니S리포트-바이든 시대④] 그린뉴딜 앞세운 美, '친환경주'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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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8일(현지시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상·하원이 통과시킨 8920억달러(약 987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에 서명했다. 이로써 미국은 약 1000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기를 어떻게든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다.
경기 부양책 예산은 더 증액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 의회가 통과시킨 1000조원가량의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을 ‘착수금’(down payment)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액수가 많은 ‘슈퍼 부양책’에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더 많은 공적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증시엔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달러가 더 풀릴수록 달러 가치가 하락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의 부양책 논의 때마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부양책 승인이 위험 선호 심리를 부추겨 신흥국에 자금이 더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부양책에 서명한 지난달 28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마감했고 코스피 역시 2808.60으로 마감해 종가 기준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개인은 9328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기관은 8577억원, 외국인은 467억원을 순매수했다. 달러 약세에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몰리며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이날 국내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3원 내린 1096.7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8일(1099.7원) 이후 1100원선이 5거래일 만에 다시 깨졌다.
바이든이 장기적으로도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트럼프 정부에서 추진된 슈퍼부양책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등을 기반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수를 좌우하는 경향이 크다”며 “원화가 강세를 보일수록 코스피시장은 외국인 자금이 더 유입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부양책 예산 확정은 불확실성 해소라는 점에서 전세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한 바이든의 정책도 증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바이든 정부 역시 트럼프 때처럼 중국에 대한 견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급변하는 국제정세상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이 미국 내 분열과 갈등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미·중 분쟁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때와 달리 중국에 대한 스탠스가 다소 유화되겠지만 견제는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 부분이 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의 증세도 국내 증시 향방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앞으로 4년간 약 4조달러 이상의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결국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와 부유층 자산거래 과세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취임 이후 정책 세부안 중에서도 증세와 반독점에 대한 정책 방향성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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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에 종목별 증시의 향방은 그가 후보자 시절 내놓은 정책들과 연관된 관련주의 상승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바이든 당선자의 대표적인 공약으론 ‘그린뉴딜’ 정책이 꼽힌다. 임기 4년 동안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와 친환경 주택 전환 등에 나설 예정이다. 청정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대거 확대한다. 그는 그린뉴딜과 관련해 인프라 조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1조7000억달러(1858조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바이든이 지난해 11월 초 당선을 사실상 확정 짓자 국내 친환경 관련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9월까지 9만원대였던 씨에스윈드는 11월 13만원을 넘어섰고 현재 15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계열사인 LS전선이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는 LS도 같은 기간 4만원대에서 바이든 당선 후 6만원대로 치솟았고 태양광업체인 한화솔루션과 OCI 및 풍력발전회사 씨에스베어링 등 바이든 친환경 테마주가 모두 이 기간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에선 ‘한국판 그린뉴딜’이 추진 중이다. 문재인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4.4%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며 2050 탄소중립 5대 기본 방향과 전략을 제시했다. 앞으로도 친환경 관련주의 선전을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친환경 종목의 경우 현재 증시에 기대감이 선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히 바이든 당선 수혜주라는 이유로 매수하기보다는 펀더멘털을 고려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1년 미국과 한국 정부가 친환경과 그린 뉴딜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관련 종목이 힘을 받을 것”이라면서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기업과 반도체 관련주 등 성장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 에너지는 단기 급등의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친환경 종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는 미국 부양책 기대감에 성장주를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서 센터장은 “추가 부양책이 통과되면서 성장주에 더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으론 여전히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성장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편집자주]‘법인세 인상, 고소득층 증세, 최저임금 인상, 친환경 인프라 투자’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관련 정책이다. 1월20일 전 세계의 눈과 귀가 미국으로 쏠릴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단임으로 물러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8년 동안 부통령을 역임했던 바이든이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바이든은 증세로 재원을 마련해 석유·가스 같은 화석연료를 대체할 태양광·풍력·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인프라와 산업에 투자하겠다는 공약을 밝혀왔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 분배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의 권리를 추구하는 미국식 자본주의를 벗어나 ‘큰 정부’를 지향하는 것이고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을 펼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180도 다른 전략이다. 바이드노믹스는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대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경색된 미·중 관계와 글로벌 교역 중단 및 북한 핵 협상 등이 어떻게 바뀔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의 증시는 미국과 연결돼 있다.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이 어떤 정책을 내놓느냐에 따라 글로벌 경제도 좌우되기 때문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의 시선도 온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입에 쏠려 있다. ‘화합’과 ‘통합’을 강조한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 즉 ‘바이드노믹스’가 어떤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국내 증시 향방이 결정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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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원 부양책, 韓 증시엔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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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양책 예산은 더 증액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 의회가 통과시킨 1000조원가량의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을 ‘착수금’(down payment)이라고 표현했다.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액수가 많은 ‘슈퍼 부양책’에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더 많은 공적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증시엔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달러가 더 풀릴수록 달러 가치가 하락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국의 부양책 논의 때마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자금 유입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부양책 승인이 위험 선호 심리를 부추겨 신흥국에 자금이 더 몰릴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부양책에 서명한 지난달 28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마감했고 코스피 역시 2808.60으로 마감해 종가 기준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개인은 9328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기관은 8577억원, 외국인은 467억원을 순매수했다. 달러 약세에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몰리며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이날 국내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3원 내린 1096.7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18일(1099.7원) 이후 1100원선이 5거래일 만에 다시 깨졌다.
바이든이 장기적으로도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다만 트럼프 정부에서 추진된 슈퍼부양책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등을 기반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수를 좌우하는 경향이 크다”며 “원화가 강세를 보일수록 코스피시장은 외국인 자금이 더 유입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부양책 예산 확정은 불확실성 해소라는 점에서 전세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대한 바이든의 정책도 증시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바이든 정부 역시 트럼프 때처럼 중국에 대한 견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급변하는 국제정세상 변화가 올 수도 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이 미국 내 분열과 갈등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미·중 분쟁을 더욱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때와 달리 중국에 대한 스탠스가 다소 유화되겠지만 견제는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 부분이 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부의 증세도 국내 증시 향방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는 앞으로 4년간 약 4조달러 이상의 재정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결국 재원 마련을 위해 법인세와 부유층 자산거래 과세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바이든 취임 이후 정책 세부안 중에서도 증세와 반독점에 대한 정책 방향성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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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에너지’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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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이 지난해 11월 초 당선을 사실상 확정 짓자 국내 친환경 관련주는 급등세를 보였다. 9월까지 9만원대였던 씨에스윈드는 11월 13만원을 넘어섰고 현재 15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계열사인 LS전선이 해저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는 LS도 같은 기간 4만원대에서 바이든 당선 후 6만원대로 치솟았고 태양광업체인 한화솔루션과 OCI 및 풍력발전회사 씨에스베어링 등 바이든 친환경 테마주가 모두 이 기간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에선 ‘한국판 그린뉴딜’이 추진 중이다. 문재인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2017년 대비 24.4%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며 2050 탄소중립 5대 기본 방향과 전략을 제시했다. 앞으로도 친환경 관련주의 선전을 예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친환경 종목의 경우 현재 증시에 기대감이 선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히 바이든 당선 수혜주라는 이유로 매수하기보다는 펀더멘털을 고려해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1년 미국과 한국 정부가 친환경과 그린 뉴딜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관련 종목이 힘을 받을 것”이라면서 “전기차뿐 아니라 수소·풍력·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기업과 반도체 관련주 등 성장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 에너지는 단기 급등의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친환경 종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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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kjhnpc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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