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우의 언파만파] 여의도 면적

이경우 2021. 1. 4.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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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은 쉽게 드러나야 한다.

한데 특이하게도 여의도는 면적을 가리킬 때 기준이 되는 일이 자주 있다.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내놓으면서 '여의도 면적'을 기준으로 한 표현을 사용했다.

농경지, 생활용지, 도로용지의 증감 추이를 나타낼 때도 계속 '여의도 면적'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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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기준은 쉽게 드러나야 한다. 대부분의 기준들이 그렇다. 상징성이 있거나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이 주로 기준이 되고 표준이 된다. 그래야 소통에 장애가 일어나지 않고 신뢰가 생긴다.

국회도 있고, 방송사도 있는 서울의 ‘여의도’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여의도도 특정한 부분에서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한데 특이하게도 여의도는 면적을 가리킬 때 기준이 되는 일이 자주 있다. 그렇다고 여의도 면적에 어떤 상징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국토교통부도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토 면적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내놓으면서 ‘여의도 면적’을 기준으로 한 표현을 사용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 ‘지난 50년간 국토 면적 2382㎢ 증가, 여의도 면적 821배’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내놓았다. 국토부는 이 자료에서 “최초 작성된 1970년 지적통계와 비교할 때 전 국토의 면적이 23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여의도 면적의 약 821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농경지, 생활용지, 도로용지의 증감 추이를 나타낼 때도 계속 ‘여의도 면적’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제 ‘여의도 면적’은 생활화된 용어라고 본 것인지 모르겠다.

국토부는 2019년 국토 면적 관련 보도자료에서는 여의도 면적이 윤중로 제방 안쪽 기준으로 2.9㎢라는 설명을 달았었다. 친절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애초 ‘여의도 면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설명을 붙일 일도 없었다. 여의도라는 지명은 많은 사람들이 알지만, 크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굳이 ‘여의도 면적’을 기준으로 국토 면적을 제시했다. 관행처럼 ‘여의도 면적’을 끼워 넣은 것이다.

여의도 면적을 안다고 해도 제각각이다. 국토부는 그래서 2013년 보도자료에선 여의도 면적을 정리해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여의도 면적은 세 가지다. 첫째, 행정구역상 여의도동 전체 면적인 8.4㎢다. 여기엔 밤섬 일부도 해당된다. 둘째, 여의도 섬 자체만 가리키는 4.5㎢인데, 한강시민공원까지 포함된다. 셋째, 윤중로 제방 안쪽만을 뜻하는 2.9㎢이다. 국토부도 이 면적을 기준으로 사용한다. 이 면적이 다른 곳의 면적을 비교할 때 주로 쓰인다는 게 이유다.

그렇다고 이를 받는 언론 매체들이 윤중로 제방 안쪽만을 기준으로 하는 건 아니다. 다른 기준을 사용하기도 한다. 어떤 기준도 없이 버릇처럼 내놓을 때도 있다. 서울 중심적인 사고에서 나온 표현의 일부처럼 비치기도 한다.

w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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