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전도사' 한화 수베로 감독, 취임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카톡 깔기'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1.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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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한화 신임감독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제공


“안녕하세요. 저는 새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입니다.”

지난해 11월말 이역만리 미국에서 한화의 새 감독 계약이 이뤄진 직후 국내에 있는 주요 코치진과 선수들은 일제히 비슷한 내용의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인은 카를로스 수베로(49) 신임감독이었다. 메시지를 받은 많은 이들은 외국인 신임 감독에게서 이토록 빨리 인사말이 날아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팀의 사령탑이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분위기의 외국인으로 바뀐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새해 한화는 수베로 감독을 맞이할 예정이다. 수베로 감독은 빠르면 이번 주 입국해 2주 동안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친 후 팀의 스프링캠프를 준비한다. 팀을 잘 모르는데다 한국야구, 한국에 대한 경험도 없는 감독이라 적응할 것은 태산이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아주 빠르게 자신의 임기를 시작했다. 첫 시작은 소통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정민철 감독, 석장현 전략팀장과 함께 미국 현지에서 계약을 마친 후 바로 국내 코치들과 선수들에게 인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이미 한국인들이 특정 브랜드의 모바일 메신저를 즐겨쓰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계약 후 신임감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카카오톡’을 까는 일이었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수베로 감독은 구단 관계자들에게 선수단의 전화번호를 받아 입력했다.

한화 관계자는 “계약을 한 이후 카카오톡을 바로 내려받고는 선수단에게 인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영어를 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베로 감독은 자신의 인사말을 짧게 정한 다음 번역기를 통해 이를 한글로 번역해 선수단에 보냈다. 그러면서 구단 관계자에게 “번역기로 번역된 표현이 자연스러운가”를 다시 물었다. 다음에는 한국어에 더욱 익숙해지겠다는 다짐도 남겼다.

미국 현지에서 로사도 신임 투수코치(왼쪽)의 한화 관련 브리핑을 듣고 있는 수베로 감독. 한화 이글스 제공


1990년부터 7년 동안 짧은 선수생활을 했던 수베로 감독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유명세를 얻었다. 자신이 스스로 선수로서 무명을 겪었기에 그 좌절감을 잘 알고 있었고 팀의 주축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의 중요성도 체감했다. 그는 육성의 대가로 불린다. 수베로 감독이 젊은 유망주들을 능수능란하게 조련하는 능력은 지난 시즌 최하위의 수모를 딛고 팀을 재편하려는 한화의 필요와 맞았다. 특히 선수와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고 마음을 맞추며 성장시키는 노하우는 그의 처음 행보에서도 드러났다.

수베로 감독은 새해를 맞아 구단의 유튜브채널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은 신념을 갖고 야구장에 나와야 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야구는 매일 승패가 결정되는 어려운 종목이지만 두 가지 태도로 발전하면 결국 이기는 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아침에 팀이 바뀔 수는 없다. 재임 3년 안에 가을야구에 나갈 수 있는 팀으로 만들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변모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의 소통이 새해 한화 야구의 최대 화두로 등장한 셈이다.

한화 구단 역시 기존의 통역 스태프에 대거 인원충원을 통해 수베로 감독 포함 네 명의 외국인 코치들이 국내 선수단과 빨리 결합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계획이다. 시작은 카카오톡이었다. ‘소통전도사’ 수베로의 시즌은 벌써 시작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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