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신축년을 여는 송아지 노래들
[경향신문]
신축년(辛丑年)이 밝았다. 신축년의 辛(신)은 오행상 금(金)이며 색은 흰색(白)이다. 말하자면 올해는 흰 소의 해이다. 소가 등장하는 노래 중에서 가장 으뜸은 박목월 작사, 손대업 작곡의 동요 ‘송아지’다.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두 귀가 얼룩귀 귀가 닮았네.”
서울대 음대 재학 중이던 작곡가 손대업이 습작으로 만든 노래다. 그는 1948년 국민학교(초등학교) 교과서에 이 노래가 수록되자 이후로도 여러 편의 동요를 만들면서 작곡가로 활약했다.
그렇다면 시인 박목월이 얼룩송아지로 표현한 소가 흰 바탕에 검은 점이 있는 홀스타인이라는 젖소일까. 더 나아가 화가 이중섭의 그림 속 소와 정지용 시인의 ‘향수’에 나오는 ‘얼룩백이 황소’ 역시 마찬가지로 논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젖소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박목월이나 정지용이 본 ‘얼룩송아지’나 ‘얼룩백이 황소’는 칡소로 ‘온몸에 칡덩굴 같은 어룽어룽한 무늬가 있는 소’이다. 일부에서는 칡소가 토종 한우라는 주장도 있지만 검증되지는 않았다.
송아지가 주인공인 노래 중에 ‘어린 송아지’는 요즘에도 많이 불리는 노래다. “어린 송아지가 부뚜막(일부에서는 큰솥)에 앉아 울고 있어요/ 엄마 엄마 엉덩이가 뜨거워// 어린 송아지가 얼음 위에 앉아 울고 있어요/ 아빠 아빠 엉덩이가 차가워.”
단순하지만 경쾌한 이 노래는 미국 민요를 번안한 곡이다. 어린이들을 위해 수많은 동요를 작사한 윤석중 선생도 주로 영국이나 독일의 동요에 곡을 붙여서 교과서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보급했다.
여하튼 동심으로 돌아가 동요를 흥얼거려보는 것도 활기찬 새해를 맞는 한 방법이 아닐까.
오광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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