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차 유행 정점 지나가는 중"..전문가 "낙관 이르다"
새해 연휴기간 진단검사도 감소
영국·남아공발 변이 감염 10명
세계적 확산 조짐에 새 변수로
전문가들 "1년 경험 바탕으로
더 실효성 있는 거리두기 짜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00명대로 주춤한 3일, 정부는 3차 유행이 정점을 지나 완만하게 감소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전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리는 대신 수도권 2.5단계와 비수도권 2단계 조처를 2주간 연장한 것도 이런 상황 진단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새해 연휴 기간 진단검사가 줄어든 영향이 있는데다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는 변이 바이러스가 새 변수로 떠올라 아직 낙관하기엔 이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657명으로, 23일 만에 600명대를 기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집계를 보면, 지난 한주간(12월27일~1월2일) 일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는 931.3명으로 직전 주의 1017명에 견줘 85.7명 감소했다. 주말 이동량이 11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전보다 34% 정도 줄었으며, 감염재생산지수(한명의 확진자가 추가 전파시키는 사람의 수)도 1.0 수준으로 낮아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선제적 검사를 확대하고 거리두기를 계속 강화한 결과 이번 3차 유행의 확산이 저지되고 있다”며 “현재는 일시적인 정점 상태에서 분기점에 위치해 있거나 혹은 정점을 완만하게 지나가고 있는 중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대본은 일평균 1천명대 확진자 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병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수도권 긴급 의료대응계획을 내놓은 이후 20일간 1만2031개 병상을 확보했고, 12월26일 158명까지 올라갔던 수도권 하루 이상 병상 배정 대기자도 3일 기준 10명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전날 권덕철 중대본 1차장도 거리두기 3단계로의 상향을 유보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방역과 의료 역량이 적절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엔 이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새해 연휴를 맞아 진단검사 수가 대폭 줄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 0시 기준 하루 9만~10만건을 기록했던 검사 건수는 2일엔 5만3540건, 3일엔 7만4272건으로 줄었다. 이번주 추이를 봐야 정확한 감염 추세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신규 확진자 비중도 26.7%에 달한다.
전파 속도가 빠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도 향후 확산세를 가를 변수가 되고 있다. 이날까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국내 확진자는 9명,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1명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일단 검역 단계에서 대부분의 확진자를 걸러내는 한편 확진 판정 전 다중이용시설을 방문한 감염자에 의한 2차 감염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 변이 바이러스의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미 33개국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데다, 실제로 얼마나 널리 전파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새해 코로나19 방역의 새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아직 방심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 감소 흐름이 뚜렷하지는 않아 언제든 다시 1천명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거리두기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새로 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3단계 조처인) 재택근무 확대를 한다면 식당 이용과 대중교통 밀집도를 낮출 수 있다. 조금씩 활동 영역을 줄여서 확산세를 막기보다, 사회 전체적으로 위험을 낮추는 선택을 할지 말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이전 3단계가 너무 엄격했다면 현행 5단계는 너무 느슨하다. 세부 내용도 복잡해서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우므로 현장에 적용하기 쉬운, 더 실효성 있는 거리두기 방안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지은 서혜미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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