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새해 증시 '일단 맑음'.."하반기 성장주 관심을"

이윤주 기자 2021. 1. 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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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말하는 '2021 증시'

[경향신문]

2021년 증시 전망에 대해 국내 5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은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기업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만, 지난해 주가가 많이 올라 상하방 위험이 공존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반기로 갈수록 주춤하거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마지막 거래일에 2873.47를 기록하면서 2900선 돌파도 눈앞에 두게 됐지만, 올해는 전년 같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뛰어들지 않는 것이 좋다고도 조언했다.

■ ‘코스피 3000 시대’ 열리나

국내 기업들 실적 개선 가능성
고점 부담 불구 증시 재평가 ‘긍정’
코스피 3000시대…추가 상승 여지

경향신문이 3일 미래에셋대우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5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에도 한국 증시는 추가로 오를 여지가 크다는 전망이 대세였다. 설문 대상 중 삼성증권이 코스피 상단을 가장 높은 3300으로 예상했고, 신한금융투자도 3200선까지 내다봤다. 국내 기업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으로 실물경기도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가 꼽혔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지난해 90조원 수준에서 올해 125조원 수준까지 높아졌다”며 “한국 산업의 포트폴리오가 4차 산업혁명에 잘 맞춰진 데다, 한국판 뉴딜 정책 등 재정정책도 강화되면서 코스피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세계적으로 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개인과 외국인 수급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점 부담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증권 센터장은 “코스피 상위 종목들이 우량한 성장주로 재편되면서 실적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높아진 점 등이 한국 시장의 재평가를 정당화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완화적 정책기조가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면서 유동성도 풍부하다.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과 실물경기 회복”을 새해 증시의 상방 요인으로 꼽았다.

■ 코로나 장기화 및 인플레 우려도

팬데믹 장기화·인플레·부채 등
하반기 ‘하방 리스크’ 작용 우려도

전문가들은 1분기 혹은 상반기까지 증시가 강세를 보인 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주춤하는 ‘상고하저’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고 있는 수출 증가율이 올 2분기에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이 1분기 3000에 도전한 뒤, 하반기로 갈수록 제한된 움직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하방위험은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지난해 증시의 급반등은 올해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한 측면이 큰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증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막대한 돈이 풀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현상이 가시화할 경우도 하방 위험으로 지적됐다. 인플레 조짐이 나타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기조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도 증시에는 악재로 꼽혔다.

부채가 누적되면서 경제에 부담이 되는 상황도 우려된다. 오현석 센터장은 “‘빚투(빚내서 투자)’의 버블 논란이 증시 하방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용 센터장 역시 “확장적 재정정책 과정에서 정부부채가 쌓이고, 기업 및 가계의 과잉부채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상반기 수출주·하반기 성장주 관심

반도체는 가장 유망한 투자업종으로 꼽혔다. 반도체를 포함한 소위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등 정보기술(IT) 관련주들도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 그러나 하반기에 증시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어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창용 센터장은 “하반기에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사이 배분이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센터장도 “상반기까지는 대형 수출주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김학균 센터장은 “반도체와 업종 불문 배당주에 관심을 가지길 추천한다”며 “늘 시간을 이길 수 있는 돈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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