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통신회사 뉴욕증시 퇴출..미·중, 새해 벽두부터 충돌

이종섭 기자 2021. 1. 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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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블랙리스트' 기업들..중 "필요한 조치 취할 것"
왕이 외교부장은 "새 미국 행정부와 대화·협력 재개 희망"

[경향신문]

중국 3대 통신회사에 대한 뉴욕 증권시장 퇴출 조치로 새해 벽두부터 미·중관계가 얼어붙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중국 통신회사들을 뉴욕 증시에서 퇴출시키겠다고 밝히자 중국이 대응 조치를 예고하며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NYSE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중국 통신기업 3곳의 주식 거래를 오는 7∼11일 사이 중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관리를 받는 이들 기업은 중국에서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단 3개의 회사다. 가장 규모가 큰 차이나모바일은 1997년 대규모 국유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중국 통신 3사의 뉴욕 증시 퇴출은 예상됐던 조치다. 미 국방부는 지난해 6월 이들 3개 회사를 중국군이 소유·지배하는 기업으로 분류해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1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들 기업에 대한 미국인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은 보복조치를 시사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남용해 중국 기업을 소위 ‘중국군 회사’ 목록에 포함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며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익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또 “국가 역량을 동원해 중국 기업을 억압하는 행위는 시장 규칙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리를 훼손하고, 미국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도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과 협력해 양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공정하고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제공하고, 양국 경제·무역 관계를 하루빨리 정상 궤도에 올려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른 것이지만 새로 출범할 조 바이든 민주당 정부에서도 미·중관계가 녹록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 이후) 대중 관세나 1단계 무역협정에 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가한 무역제재를 당장 손볼 생각이 없음을 시사해왔다.

반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관영 신화통신 등과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중·미관계가 새로운 기로에 선 상황에서 새 미국 행정부가 이성을 되찾아 대화와 협력을 재개하고, 양국 관계가 정상 궤도로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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