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삼중고'에 대미 전략 새판 짜기 불가피..김정은, 당 대회서 남측에 '유화 손짓' 가능성

김유진 기자 2021. 1. 3.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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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변화 오나

[경향신문]

북한은 이번주 중 개회가 유력한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새로운 대남·대미 전략 노선 등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8차 당대회에서 북한이 남측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 꽉 막힌 남북관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지난 1일 신년사를 생략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8차 당대회를 통해 대내외 메시지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구체적인 당대회 개최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매체를 동원해 분위기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4일 또는 5일 당대회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 위원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기의 ‘톱다운’ 방식과는 전혀 다른 대미 전략의 새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다.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끝나기 전까지 남북관계를 활용해 정세 유동성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 행정부 교체로 인한 불확실한 정세를 감안하면 북한으로서도 남북관계가 험악해져서 좋을 것이 없다”며 “당대회에서 남북 합의 이행 정신을 강조하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조건부 대화 제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제재 장기화, 코로나19, 수해 등 ‘삼중고’가 닥치면서 북한 경제 사정이 더욱 악화됐다는 점도 남측과의 경제 협력·지원에 눈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북한 대외 무역의 약 90%를 차지하는 북·중 교역 총액은 국경봉쇄로 20년 전 수준으로 급감했고, 외화난과 물가 불안은 물론 식량위기 우려까지 나온다.

남북관계 복원을 남은 임기 내에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코로나19 등 보건협력을 시작으로 북측과 대화 재개를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대회 이후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조성되더라도 코로나19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실제 북한은 방역을 이유로 1년 가까이 국경을 전면 차단한 채 외부의 인도적 지원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남북 간 화상 회담 등 ‘언택트’ 방식의 교류·협력을 본격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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