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상용화·바이드노믹스.. 2021년 세계경제 회복세 커질 것"

한은 '2021년 글로벌 경제 좌우할 이슈' 보고서
선진국 중심 하반기쯤 집단면역
美 새정부 출범후 불확실성 완화
中, 내수 중심으로 성장전략 변화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투자 확대
美·中, 글로벌 패권경쟁 상시화
국가간 불균형 확대 등은 부정적

한국은행은 2021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와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친환경 등을 골자로 하는 ‘바이드노믹스’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성장 전략 전환과 미중 간의 글로벌 패권경쟁도 세계 경제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3일 ‘해외경제 포커스-2021년 세계 경제 향방을 좌우할 7대 이슈’를 선정해 발표했다.

한은이 꼽은 7대 이슈는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바이드노믹스 본격화 △중국의 성장전략 전환 △글로벌 패권경쟁 상시화 △유럽 내 경제 불균형 및 정치갈등 심화 가능성 △글로벌 경기회복 불균형 △기후변화 관련 국제적 대응 노력 강화다.

가장 먼저 꼽은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대해 한은은 “최근 주요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 상용화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 백신 공급계획 등을 감안할 때 선진국을 중심으로 2021년 하반기 중 집단면역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이나 백신접종 거부감, 일부 백신의 출시 지연 가능성 등은 코로나19 조기 종식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당선인이 이끄는 신정부 출범 이후 추진될 바이드노믹스도 글로벌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바이드노믹스의 주요 골자는 재정지출 확대, 증세, 다자주의, 친환경이다.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상승할 것이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글로벌 성장률은 1.1%포인트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다자주의 추진에 따른 세계무역 환경의 불확실성 완화가 세계 교역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기존 수출과 투자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에서 내수 시장에 초점을 맞춘 중국의 ‘쌍순환’ 성장 전략으로의 전환에 대해선 “향후 중국의 세계 공급망 참여가 축소될 수 있겠으나 국제 소비 시장으로서 잠재력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세계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각국 정부가 친환경 기술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새로운 산업 및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강화되고 친환경 기술 발달이 촉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글로벌 패권 경쟁은 부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바이든 정부의 대중 정책이 원칙에 기반한 견제 방식이기 때문에 일방적 제재방식을 가했던 트럼프 정부 때보다는 단기 불확실성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바이든 정부가 무역 등 경제분야에서는 중국에 대한 직접적 압박조치를 일부 완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권 등 비경제적 이슈에선 보다 강경하게 대응할 소지가 있어 미중갈등은 상시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회원국 간 경제력 격차가 심화되어 경제·정치적 갈등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불균형 확대가 세계 경제의 회복을 제약할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국가 내에서도 계층 간, 산업 간 불균형 심화로 코로나19 충격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