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 vs 동결'.. 철강 - 조선 후판값 기싸움

성승제 2021. 1. 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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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빅2 철강사와 완성차, 조선사들이 지난달 열연강판과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조선사들이 수주 랠리를 기록한 만큼 원자재 가격 인상분 반영하겠다는 목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지만 조선업계에 공급하는 제품에 대해선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작년 수주 랠리로 상황이 나아진 만큼 제품 가격 인상을 새해 첫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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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7월까지 공급분 반영
철강업 "원재료가격 인상 가능"
조선업 "하반기에 재논의 필요"
포스코 직원이 광양제철소 제1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디지털타임스 성승제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빅2 철강사와 완성차, 조선사들이 지난달 열연강판과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조선사들이 수주 랠리를 기록한 만큼 원자재 가격 인상분 반영하겠다는 목표다. 반면 조선업계는 상반기 가격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3일 철강사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달 중순 완성차 업계와 지난달 말에는 조선사와 올해 자동차용 열연강판, 선박용 후판 가격을 결정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협상은 올해 2월부터 7월까지 공급되는 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이번 협상에서 최대 관심사는 조선업계다. 철강업계는 매년 두 차례에 걸쳐 조선사와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 데 2016년 이후 4년 가까이 후판 가격을 동결했다. 작년 상반기 현대제철은 조선사의 수주가뭄에 따른 실적 저하로 후판 가격을 톤(t)당 3만원 인하하기도 했다. 선박용 후판 가격은 현재 t당 60만원대 수준이다.

철강업계는 올해는 원재료 가격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누적 수주액 100억달러를 넘어서며 수주목표(110억달러)의 91%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은 53억7000만 달러로 수주목표(72억1000만달러)의 75%를, 삼성중공업은 55억달러 달성으로 수주목표(84억달러)의 65%를 각각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지만 조선업계에 공급하는 제품에 대해선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작년 수주 랠리로 상황이 나아진 만큼 제품 가격 인상을 새해 첫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조선사들은 지난해 고부가가치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을 두루 수주했다"면서 "올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이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선업계는 가격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선사들이 작년 하반기 몰아치기식 수주에 성공한 것은 사실상 선박 비용을 낮췄기 때문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 가격지수는 지난달 27일 기준 126포인트로 2019년 말 130포인트에서 3.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같은 규모의 선박 한 척당 가격이 130원에서 126원까지 내려갔다는 의미다. 환율을 감안한 원화 선가는 8.2% 하락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신규 수주에서 배를 선사에 인도하기까지 통상 2년은 걸린다"면서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바로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 말 수주가 몰린 상황에서 연초에 바로 제품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하반기에 재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문제는 중소 조선사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형 조선사들은 총 14척, 28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국내 조선사 전체 수주량의 4.2%에 불과한 수치다.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 대선조선 등은 경영 악화로 새 주인을 찾고 있지만 한진중공업을 제외하면 매각 작업도 난항을 빚고 있는 상태다.

한편 철강사들은 완성차 업계의 가격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완성차업계의 수요 감소로 철강사들이 적잖은 타격을 받았지만 올해는 가격 인상 등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승제기자 ba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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