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3차 대유행..전파력 강한 변이 바이러스에 뚫리면 재앙
英 5일연속 확진자 5만명 넘어
영국發 변이 세계 33개국 확인
당국 "앞으로 2주간 결정적 시기"
외국인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
전문가 "공항서 전원 진단 검사 해야"
영국 정부는 2일(현지 시간) 신규 확진자가 5만 7,725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5만 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9일 5만 3,135명, 31일 5만 5,892명을 포함해 5일 연속이다. 1차 확산 당시 정점이었던 지난해 4월 12일(2만 1,683명)의 2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에 영국 정부는 모든 비필수 업종 가게, 체육관, 미용실 등이 문을 닫아야 하는 4단계 대응 조치를 시행했고 모든 사람이 자택에서 대기하는 5단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와는 또 다른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도 등장해 현재 영국·스위스·핀란드 등에서 발견되고 있다.
두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치명률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 김은진 질병관리청 검사분석1팀장은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유전자형 분류로는 ‘GR그룹’, 남아공의 경우 ‘GH그룹’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파력도 70% 정도 증가한다는 보고 외에는 치명률이나 병원성에 관해 현재 확인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달 13일 입국해 26일 사망한 80대 남성 A씨의 가족 3명 모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들이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15명은 1·2차 검사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가 확인된 30대 B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영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20일 자가 격리 중 확진됐다. 동반 입국자는 없었지만 추가 접촉자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국내 첫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지난달 26일 남아공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입국한 후 검역 과정에서 확진됐다. 동반 입국자 한 명이 있어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방역 당국은 오는 8일부터(항만에서는 15일부터) 모든 외국인 입국자에 대해 유전자증폭검사(PCR) 음성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이달 1일부터는 영국·남아공발 입국자에 대해서는 외국인뿐 아니라 내국인에 대해서도 PCR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인 현행 거리 두기 조치와 연말연시 특별 방역 대책은 이달 17일까지 2주간 연장했다.
정부 역시 신규 확진자 수가 정체되면서 반전 가능성이 보이는 상황에서 이번 변이 바이러스 악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주말 신규 확진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을 고려할 때 3차 유행의 확산이 저지되고 있다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2월 27일부터 1월 2일까지 지난 한 주간의 하루 평균 국내 환자는 931명이었고 직전 주 1,017명에 비해 감소했다”면서 “감염재생산지수도 계속 낮아지며 현재 1 정도로 내려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일시적인 정점 상태에서 분기점에 있거나 혹은 정점을 완만하게 지나가고 있는 중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앞으로 2주간이 확실한 안정세를 달성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라며 “이번 달에 코로나19의 기세를 확실히 제압하고 다음 달부터는 치료제와 백신의 힘을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원·노희영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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