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우리 농업에 새 희망 될 4차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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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라는 저서를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속편 '호모 데우스'의 첫 장을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농업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 농업으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찾아온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IT강국인 우리나라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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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대적 흐름을 보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농사를 짓고, 로봇이 농촌을 거니는 일상도 충분히 현실적이라 할 수 있다. 농업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나라가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농업에 접목하고 있다. 농업선진국으로 손꼽히는 네덜란드는 자국 내에서 소비되는 토마토와 파프리카의 80%를 컴퓨터로 관리하는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갖춘 온실에서 생산하고 있다. 일본은 2013년 스마트농업연구회를 설치해 스마트농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거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전국 농업 현대화 계획을 수립, 스마트농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오랜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으로 생산기반 하나 없던 우리나라가 불과 70여년 만에 선진국 클럽 문 앞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이른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 덕분이었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빠른 추격자로는 살아남기 어렵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질서와 경계가 사라진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따라갈 정답도 없어진 상황이다. 지금이 바로 빠른 추격자에서 벗어나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새 판을 짜는 기술 선도자(First mover)가 될 기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무인자율 농기계 기술은 최고기술 보유국과 최소 5년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격차를 좁히고 선두로 나아가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때다.
지난해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국가발전전략으로 '한국판 뉴딜'을 제시했다. 여기엔 디지털, 네트워크,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뉴딜'이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최근 코로나19로 앞당겨진 사회, 경제 전반의 디지털 전환에 날개를 달 계획이다.
우리 농업·농촌의 디지털 인프라도 확대될 것이다. 이를 계기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 농업으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디지털 농업 기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사물인터넷을 이용,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팜 성능 고도화, 농작업 자동화 기술 개발 등 데이터 기반의 정밀농업체계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역사학자 토인비는 "좋은 환경과 뛰어난 민족이 위대한 문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혹한 환경이 문명을 낳고 인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농가 고령화율은 46.6%까지 높아지고, 농가소득은 도시 근로자의 62.2%로 낮아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일손은 부족하고, 기상이변으로 농작물과 시설 피해까지 발생해 농촌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찾아온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IT강국인 우리나라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물결에 올라타 이제는 빠른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로서 우리 농업이 세계를 이끌어 나가길 희망한다.
김두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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