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 정치권 뒤흔든 'MB·朴 사면론'..與·野·靑 미묘한 입장차

정진우 , 권혜민 , 김상준 기자 2021. 1. 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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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이낙연 민주당 대표 비공개 최고위 간담회 열고 진화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021년 1월 1일 신축년 새해 첫날 서울 현충원에서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01. photo@newsis.com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론에 새해 벽두부터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이 대표가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각 당과 청와대 등은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여권 내부에선 갑론을박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다. 민주당 여러 의원들이 반대 의견을 나타내자 이 대표는 3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진화에 나섰다. 야권에선 선거를 앞두고 곤두박질 치는 지지율에 반전을 꾀해보려는 국면전환용으로 인식하면서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 대표의 사면론이 나온 후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사면 여부를 언급하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국민·당원 뜻 존중" 진화 나선 민주당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를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에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건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고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21.1.3/뉴스1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사면론에 대해 국민과 당원의 의견을 존중해 판단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 대표의 '사면 건의' 발언을 놓고 후폭풍이 커지자 사실상 한발 물러선 것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는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들의 반성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앞으로 국민과 당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최고위는 촛불정신을 받들어 개혁과 통합을 함께 추진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의 발언은 국민 통합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사면론에 대해 "국민 통합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제 오랜 충정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코로나19(COVID-19) 위기라는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면서 경제를 회복하는 게 당면한 급선무"라며 "정치 또한 반목과 대결의 진영정치를 뛰어넘어서 국민 통합을 이루는 정치로 발전해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느냐는 물음엔 "그런 일은 없다"며 부인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사면 논의에 대해 의원들을 포함한 당원들과 국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오는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선고 이후 여론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사과가 전제돼야 사면을 건의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반성이) 중요하다고 (발표에) 돼 있다"며 "일단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보겠다"고 답했다.
◇야권, 환영과 우려 공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24. photo@newsis.com

야권은 환영과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이 대표의 제안은 반갑지만, 사면 문제가 야권의 분열이나 중도층 이탈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내에선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사면이라는 관용의 정신을 말씀하신 건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사면은 대통령의 결단에 의한 것이다. 아직 대통령에게 건의가 이뤄지지도 않은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앞서나갈 순 없다"고 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에게 5가지 노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적 관심을 돌리려는 국면전환용 △이재명 지사에 비해 외연 확장 능력이 부족한 본인의 대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함 △선거 전 야권의 분열을 획책하기 위함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킨 윤석열 검찰총장 견제 △전직 대통령을 사면해준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후 안전보장 등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 대표의 제안이 4월 보선을 겨냥한 '정치적 구호'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대표는 지난 1일 "(사면은) 국민적인 공감대가 중요하다. 특히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차기 대권주자들은 이 대표의 제안을 긍정 평가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직 대통령 두 분의 사면은 국민 통합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고 했고,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페이스북에 "분열을 조장하는 국정 운영에서 벗어나 새해부터는 통합에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환영한다"고 했다.
◇청와대 "특별히 밝힐 입장 없어"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 헌화하고 있다. 2021.1.2/뉴스1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번 사면 정국과 관련해 겉으론 신중한 입장이다. 청와대는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청와대가 사면 문제를 직접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5월 취임 2주년 특집 대담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특사론과 관련해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 속에서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라며 "재판 확정 이전에 사면을 바라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청와대는 그간 보여온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이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된 데다 오는 14일 대법원이 국정농단 등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상고 사건의 선고를 할 예정이어서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커 문 대통령으로선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표가 최근 두 차례 문 대통령과 독대를 했는데, 여기서 사면에 대한 얘기가 오갔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문제는 여권내 반발이다. 강성 지지층은 여전히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콘크리트 지지율인 40%대가 깨진 상황에서 지지층이 더 빠져 나간다면 청와대로선 곤혹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사면을 한다고 기존에 문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지지할지도 미지수다.

정치권 안팎에선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선고 직후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 형태 등을 통해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공식 언급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도 여론의 추이를 보면서 국민 통합 차원에서라도 사면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지율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섣불리 사면을 이슈화할 경우 지지층을 분열시키고 오히려 지지율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상황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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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 권혜민 , 김상준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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